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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 미얀마 증시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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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증권거래소 거래종목 4개뿐…하루 거래량 1만7000주도 안 돼

첫돌 미얀마 증시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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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지난해 3월 25일(현지시간) 첫 거래를 시작한 미얀마의 양곤증권거래소(YSX)가 출범한 지 1년이 다가오지만 거래종목은 아직 4개에 불과하다.

네 기업 모두 신규 자금을 확보하진 못했다. 게다가 거래는 주로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뤄진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2만차트(약 1만7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주식을 사들인다.


하루 주식 거래량은 1만7000주가 채 안 된다. 이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8분의 1초 사이 거래되는 양에 해당한다.

미얀마는 반세기 동안 군부통치 아래 놓여 있다 2015년 12월 민주정부를 구성했다. 인구 중 상당수가 자동차를 구입하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 인구 중 75%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금융에 대한 개념은 거의 없다.


미얀마인들의 연간 평균 소득은 1270달러(약 145만원)다. 은행에 대한 경계심은 강하다. 소매금융, 담보대출, 신용카드, 퇴직연금, 사채(社債)시장 등 견고한 경제 시스템을 갖추려면 아직 멀었다.


YSX에서 외국인 투자가 금지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1914년 제정된 미얀마 기업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현지 기업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미얀마 증권거래위원회의 다우 틴 마이 우 위원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조만간 기업법 개정으로 외국인이 미얀마 기업 지분 중 최대 35%를 보유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때까지 퍼스트미얀마인베스트먼트, 미얀마틸라와경제특구홀딩스, 미얀마시민은행, 퍼스트프라이빗뱅크 등 네 상장사는 고전을 면치 못할 듯하다.


미얀마의 금융산업은 무(無)에서 출발했다. 1962년 시작된 군부통치 시절 미얀마인들은 금융기관이 아닌 다른 곳에 부(富)를 쌓아놓았다.


2003년 미얀마 금융위기 당시 발생한 '뱅크런(예금자들이 맡겨둔 예금을 찾기 위해 한꺼번에 은행으로 몰려드는 현상)' 사태로 민간 은행 예금 대부분이 빠져나갔다. 이 일로 은행에 대한 불신감은 높다.


주식거래는 공인 주식중개업체 6개 가운데 하나를 이용해야 가능하다는 점, 주식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YSX에서 주식 중개인들은 할 일이 없어 카드놀이로 소일하기 일쑤다.


영국 런던 태생으로 양곤에서 사모펀드업체 미얀마인베스트먼츠를 공동 창업한 마이크 딘 이사는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YSX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미얀마 증시는 1980년대의 홍콩 증시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상장사가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일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공인 주식중개업체 6개 가운데 하나인 CB증권의 타웅 한 사장은 "상장폐지 가능성에도 일부 기업이 중국인들의 투자를 몰래 받아들였다"고 털어놓았다.


수법은 미얀마 현지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이는 분명 불법이다. 한 사장은 "YSX가 활기를 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업법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정부가 국민의 주식투자를 원치 않는 듯한 인상도 풍긴다. 공인 주식중개업체 6곳 모두 현지인들의 스마트폰 열기에 착안해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러자 정부가 이를 모두 불법화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점쟁이와 소문에 의존해 투자하곤 한다.


YSX에서 거래하려면 투자자는 YSX로 직접 가거나 중개업체와 상의해야 한다. 게다가 8000달러가 넘는 투자금은 증권거래위원회에 반드시 신고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가 퇴짜 맞기 일쑤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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