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신세계·현대百, 신규면세점 사업 타격으로 흑자전환 시점 요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주한 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노골화하면서 롯데마트 외 다른 유통 업체들도 '불똥이 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9일 사드 관련 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보복 조치로 국내 유통 업종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잠재적인 피해 사업자는 롯데쇼핑, 이마트, CJ오쇼핑, GS홈쇼핑, 백화점, 면세점 등"이라고 밝혔다.
특히 면세점업의 경우 늘어난 신규면세점과 경쟁 심화에 중국 관광객 감소까지 겹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에는 롯데쇼핑이 가장 노출도가 크다고 동부증권은 설명했다. 현재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매출은 2조원 수준이며 영업 적자는 20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중국의 몽니가 지속되면 영업 정지 점포의 실적 악화로 롯데쇼핑 중국 사업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도 신규 면세점 사업에서의 타격으로 흑자 전환 시점이 요원해질 우려가 있다고 동부증권은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말 롯데와 국방부의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이 체결된 뒤 이달 들어 8일까지 중국 내 롯데마트 55곳이 무더기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현재 중국 현지 전체 롯데마트 점포가 99개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은 셈이다. 대개 한 달씩으로 받은 영업 정지 조치 사유는 소방법, 시설법 위반 등 '애써 찾아낸' 느낌을 물씬 풍겼다. 현지에서는 영업 정지 점포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도 중국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뜩이나 중국 사업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진 탓이다.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는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적자가 누적되자 2010년 이후 구조조정을 이어와 매장이 급감했다. 이마트는 다음달 말 임대 계약이 끝나는 상하이 라오시먼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폐점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로써 이마트 중국 점포는 7곳에서 6곳으로 줄게 됐다. 업계에서는 남은 6개 점포도 장기적으로는 폐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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