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롯데제과 등 현지서 제재 강화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노골화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식음료 계열사로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중국의 통관불허 조치로 수출이 지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일 국내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중국 수출과 관련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롯데칠성 과실음료 제품이 통관 중단 조치로 지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롯데칠성을 포함해 식품 수출업체 12곳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롯데칠성과 같이 '통관이나 검역이 강화됐다'고 응답한 업체가 4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중국 당국에서 서류 검사나 라벨링 심사 등을 강화해 통관절차가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 역시 미국 허쉬사와의 합작 초콜릿 생산 업체인 롯데상하이푸드의 생산 시설이 '소방 안전시설 미흡'을 이유로 1개월간 생산 정지 조치를 받았다. 소방시설 점검에서 안전시설이 미흡하다는 게 이유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스프링쿨러의 위치가 부적합하다는 것과 소방구역 관리가 미흡하다는 등 전체적으로 안전시설과 관련한 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 설립된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의 매출은 연 800억원 규모로 지분은 허쉬 51%, 롯데제과 49%다. 이곳에서 생산된 허쉬 키세스, 허쉬 바 등의 초콜릿은 중국 내에서 주로 판매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중국 관련 사업의 손실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중국 사업 노출이 큰 롯데쇼핑 지분 7.9% 등 계열사 주식이 많아 간접적으로 사드 이슈로 주가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석도 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 3.6%와 2.4%에 그친다"며 "롯데제과는 지난해 중국에서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중국 사업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사드배치 관련 불확실성보다는 웰빙 트렌드 확산과 간식류 대체재 다양화 등 제과시장의 변화와 관련된 근본적 우려 요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