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한국인 소비성향 71.5%…일본보다 낮아
미래 불안감에 지출 감소…대선 이벤트 소비심리 개선 효과
물가인상 효과로 대형마트·백화점 실적은 개선 전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우리 국민의 소비성향이 20년간 장기불황을 거친 일본보다 더 떨어졌다. 2012년 금융위기 이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계지출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소비성향은 금융위기 이후 뚜렷하게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3분기 71.5%까지 떨어져 일본(74%)보다 낮은 수준이다.
소비성향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조세, 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지출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자산가격하락이 멈추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소비성향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미래에 경험할 수 있는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와 계속된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소비도 늘어나지 않고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50세 미만의 경우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소비성향이 높지만 50세 이상에서 추세가 역전된다. 특히 60대로 접어들면 그 격차가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인들이 30-40대까지 자녀 교육과 주택 구매로 비교적 소비를 많이 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부족한 노후 대비로 소비가 급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소비성향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인 만큼 미래의 불확실한 면이 일정 부분 개선되면 소비성향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소비성향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선 직전후 소비심리는 회복됐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경우 탄핵 정국과 맞물려 어느 때 보다 대선전 소비 심리가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대선 직후 심리 변화 가능성은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02년과 2007년, 2012년의 세차례 대선을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
던 2008년 초를 제외하고 평균적으로 대선 직후에 소비심리가 회복됐고, 소비성향도 2007년, 2012년 대선 후 평균 3.0%p 상승했다.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백화점의 경우 2013년 대선 영향으로 구매건수가 연평균 3.9% 증가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구매건수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되면
5.4%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상승세인 물가는 유통업계의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해말부터 금리 상승에 따른 인플레 영향으로 각종 생필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고, 이는제품을 주로 유통하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정현·정솔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백화점들의 출점 효과와 물가 상승(P), 대선 직후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구매 건수 증가로 소매판매 증가율은 의미 있는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의 대형마트의 평균 기존점 성장률은 역성장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이 연말부터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소비재 가격 인상은 기존점 성장률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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