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시끌
서민부담 낮추려다 임대료 폭등 우려
후분양제 도입땐 초기 분양가 부추겨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치권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법안 경쟁은 부동산 시장 판도를 결정할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가장 우려가 큰 법안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수년 전부터 시민사회나 야권에서 도입을 주장해왔으나 정부·여당과 시장 일각의 반대에 번번이 무산됐던 법안이다. 세입자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보장을 위해 도입하겠다는 게 취지지만 인위적인 규제가 되레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정국에서 주도권을 쥔 야권이 오는 20일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이들 개정안을 밀어붙이겠다고 밝히고 있어 주택업계의 긴장도도 높아졌다.
이미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월세상한제를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야당의원을 중심으로 발의된 개정안을 보면 2년 단위 전세계약에서 임차인이 한두차례 갱신을 요구하거나 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안도 있다. 재계약시 인상한도를 5% 이내로 못박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택임대차 문제가 서민의 주거권과 직결된 만큼 그간 임대인 위주로 짜여진 법을 손봐 서민주거부담을 낮춰야한다는 게 야권과 시민사회의 주장이다. 반면 이 같은 제도가 임대차시장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정부여당은 주장하고 있다.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1990년 전후 임대료가 폭등한 전례가 있는 데다, 임대물량 공급 자체가 줄어들어 시장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임대인과 임차인간 사적계약 영역에 공공의 개입이 과도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주거문제와 관련해선 임대주택의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법안도 다수 발의돼 15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다뤄진다. 정동영 의원의 대표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 인상 제한기간을 현재 1년에서 2년으로 늘려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재계약 시 임대인이 함부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임차인 대표회의를 구성토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같은 날 논의되는 후분양제도를 의무화한 주택법 개정안도 논란거리다. 후분양제는 건설사가 입주자를 모집하고 아파트를 짓는 선분양제와 반대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집을 보고 분양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지만 중견·중소 건설사의 경우 건설자금을 마련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후분양제 도입 초기 분양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게 나온다.
이와함께 4대강사업으로 인한 농어업인 피해를 파악하고 보상을 명문화한 특별법 역시 찬반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의원 등은 4대강사업이 정부 조사에서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 만큼 농어업인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보상이 이뤄진 데다 지급주체, 재원문제 등의 이유로 정부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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