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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트릴레마 덫' 빠졌나…외환 곳간 3조弗 붕괴 주변국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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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보유액 심리적 마지노선 3조달러 붕괴
2014년 6월 고점 대비 2년 반 만에 1조달러 증발
中 정책 당국, 자본 개방·통화 정책 독립·환율 안정 등 삼중고
올해 자본 통제 강화할 듯…달러당 7.0위안 돌파도 시간문제
미중 환율 전쟁 땐 한국·신흥국에도 악영향 불가피


中경제 '트릴레마 덫' 빠졌나…외환 곳간 3조弗 붕괴 주변국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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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경제가 '트릴레마 덫'에 빠졌다. 자본 자유화와 통화 정책의 독립성, 환율 안정 등 3대 정책의 균형이 깨질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곳간을 풀어 쓴 것은 악순환을 일으키는 전조증상이라고 진단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관계 갈등이 본격화할 경우 중국 경제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전월보다 123억달러 감소한 2조9982억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조35억달러)를 밑돌았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3조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2월 말(2조9914달러)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2014년 6월 고점(3조9932억달러)에 비하면 불과 2년 반 만에 1조달러가 사라졌다.


중국 당국은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합리적인 수준이며 춘제(春節·설) 연휴 등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감소 폭이 둔화했다는 데 더 의미를 부여했다. 8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환관리국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에 조금 못 미쳤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라며 "외환보유액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경제·금융 환경의 영향에 따라 변동을 겪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2조6000억~2조8000억달러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단기간 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위안화 추가 절하 압력이 세지고 자본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고민이 깊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외환보유액이 쪼그라든 탓에 올해 유동성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자산 거품을 억제하고 경기를 떠받치려던 정책 당국의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등 과도한 차입을 막기 위해서는 유동성 고삐를 죄야 하지만 이는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부담일 테고 자본 유출을 염려해 금융권의 대출 여력을 제한하면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더 풀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는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 통제를 강화하는 데 정책의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루이 쿠이지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매체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자금 유출을 막거나 자국 내 외환시장에서 수출 업자의 달러 매각을 제한하는 규제를 재도입하는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정치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통해 "올해 중국은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 유출과 함께 위안화 절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올 연말이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7.2~7.4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5~6%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당 7.0위안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이윤숙 한국은행 중국경제팀 과장은 "한국과 중국 금융시장의 연계성이 심화하고 있어 중국 통화 정책 변화에 따라 실물 경제가 둔화하면 우리 기업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유입된 중국 자본의 유출 가능성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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