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소셜·e커머스' 선언한 쿠팡, 남은 과제는

쿠팡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쿠팡이 2010년 출시 당시 주력했던 '소셜커머스(SNS 기반 대량 할인구매)'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김범석 대표가 수년 전부터 밝혀온 '한국의 아마존'으로의 도약을 위해 '이커머스(온라인 상거래)'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쿠팡은 2일 음식점 및 지역별 할인 쿠폰 등 지역(로컬)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여러 상품을 묶어 소개하고 판매하는 '딜(거래)' 형태의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마지막 남은 쿠팡의 소셜커머스 서비스도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로컬 상품은 식당, 헬스클럽 등 오프라인 서비스 업체의 이용권이나 할인쿠폰을 파는 형태다. 쿠팡은 2010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에 생겨나던 당시 표방했던 지역 기반 할인상품 공동구매 방식은 '소비자 만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쿠팡은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점차 줄여와 현재는 전체 매출의 0.2% 수준까지 줄어 있었다"며 "로컬 사업 종료 이후에도 계약 기간과 사용 기간이 남아있는 상품은 각각 만기까지 판매와 사용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로컬 사업을 담당하던 80명 남짓의 직원들은 다른 업무로 전환 배치된다.

대신 쿠팡은 11번가, G마켓과 같이 직매입한 상품 판매(리테일)와 오픈마켓(다수 판매자·구매자 중개업) 등 이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상품을 쿠팡의 특화된 '로켓배송'을 통해 '빠르고 친철하게' 차별화해 소비자 로열티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로켓배송을 포함한 이커머스 사업 매출은 240배 이상 커졌고, 1500개에 불과하던 판매 상품 수도 현재 약 3000만개로 늘었다. 판매량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쿠팡에서 판매돼 출고된 상품 수만 4억5000만개에 이른다.

이와 함께 직구(해외상품 직접구매), 여행, 로켓페이(간편결제) 등 새로 추가한 서비스들을 확대·강화할 계획이다. 나비드 베이세 쿠팡 이커머스 담당 부사장(SVP)은 "앞으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운 쿠팡직구와 여행 서비스, 로켓페이 등에서도 기술을 이용해 더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큰 그림'이 일정 기간 내 궤도에 올라 실적 면에서도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쿠팡은 2015년 기준 매출 규모를 1조1338억원 수준으로 키웠으나 영업손실이 5470억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지난해에도 대규모 투자 집행했으며 올해 역시 '쿠팡맨'을 1만5000명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 받은 자금 10억달러(약 1조1440억원) 등 아직 '실탄'은 넉넉하겠으나, 쿠팡이 그리는 큰 그림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하나 둘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