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大해부①]K뷰티 열풍…면세점 매출 절반이 화장품

작년 국내 면세점 매출 상위 1위 '화장품' 6조원 넘게 팔려
면세점 매출 1위 브랜드도 '설화수'

사진=SBS ‘푸른 바다의 전설’ 캡처 / 헤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화장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넘겨받은 '2016 면세점 품목별 매출 상위 10 리스트'를 보면 우리나라 면세점 화장품은 6조2869억원 어치나 팔렸다. 이는 면세점 전체매출 12조2757억원의 51.2% 수준이다. 이어 가방류가 1조7226억원(14%) 상당이 판매돼 2위를 기록했다.

시계류 9311억원(7.6%)와 담배 6062억원(4.9%), 귀금속류 5735억원(4.7%)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향수(3341억원, 2.7%)와 주류(3164억원, 2.5%), 인홍삼류(3036억원, 2.5%), 의류(2884억원, 2.3%), 안경(선글라스)류(2728억원, 2.2%)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화장품은 기존에도 면세점 업계 효자 품목이었다. 랑콤과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 화장품의 경우 국내 백화점에만 입점된데다 높은 관세로 인해 값비싼 탓에 면세점 가격경쟁력에서 앞섰다. 이 때문에 화장품은 해외 여행에서 반드시 구입해야하는 필수 아이템이었다.

이후 한류의 영향으로 K뷰티 열풍이 불면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면세점에서도 한국 화장품 판매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50%에 달하는 주요 면세점의 브랜드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내외 브랜드를 아우르는 전체 순위에서 설화수 매출이 가장 많았다.

설화수는 2014년 국내 브랜드 가운데 매출순위 1위였지만, 전체 브랜드 순위에선 4위를 기록했다. 당시 전체 매출 1위 브랜드는 샤넬이었고, 까르띠에와 루이뷔통이 뒤를 이었다. 2013년까지만해도 설화수는 국산브랜드 순위에서 엠씨엠에 정상 자리를 내줬고, 전체 순위에서도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과 한류 드라마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방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급증, 국내 면세점에서 국산화장품을 싹쓸이한 덕분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10대 국산브랜드 가운데 엠씨엠(4위)과 KT&G(5위)를 제외한 8개가 모두 화장품이다. 전체 브랜드 10위안에는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헤라'까지 3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시내면세점은 물론 각종 화장품 브랜드 가두점이 밀집한 서울 명동에는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효자상품도 해외 명품이 아닌 한국의 고급 한방 화장품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화장품 생산실적’을 보면, 2015년 국내 화장품 총 생산액은 10조7328억원에 달했다.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2014년 8조9704억원보다 19.6%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은 13.9%로, 매년 생산액이 늘고 있다.

화장품 무역흑자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25억8780달러(2조9280억원)로 전년 대비 43.8% 증가했다. 반면 화장품 수입액은 10억8770만달러(1조2307억원)로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