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위기 근간에 경영진 리스크 있어"

KDB혁신위원회 정책금융 분과위원인 박래수 숙명여대 교수 "민간전문가 구성 경추위가 산은 경영진 선임해야"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경영진 리스크가 KDB산업은행의 위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17일 'KDB산업은행의 혁신과 정책금융의 역할'이라는 보고서(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앞으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진 추천위원회가 산업은행의 경영진을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산업은행 쇄신 조직인 'KDB혁신위원회'의 정책금융, 업무개선 분과 위원이다. KDB혁신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기된 산업은행의 내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조직됐다.

박 교수는 "지금껏 제기된 산업은행의 위기 근간에는 경영진 리스크가 포함돼 있다"며 "산업은행 경영진에 대한 임명권은 정부에 있지만 정부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한 경영진 추천위원회를 통해 적임자를 복수로 추천,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역대 산업은행장은 정권과 관련이 깊은 인물이 내정,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입김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 교수는 "산업은행의 정책목표 제시와 감독권한은 정부에 있다하더라도 정책금융 집행과 운영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 "정부의 개입으로부터 자율성을 보장받고 시장규율을 통해 산업은행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기업공개(IPO)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리스크관리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경기민감업종의 대출비중이 높고 한계대기업에 대한 편중 여신으로 위기에 노출돼 있다"면서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위험감지와 대응관리시스템 부작동의 원인을 찾아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정책금융업무는 고비용과 고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