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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의 창과 방패] 로드FC, 이제는 품격을 생각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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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9일 로드FC 35 계체행사가 있었던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정문홍 로드FC 대표(42)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격투기 1세대 최영(38) 선수가 과거 일본 프라이드에서 활동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의 로드FC가 아시아 격투기의 중심이 됐다"고 기염을 토했다.


얄궂게도 다음날 장충체육관에서 한 로드FC 35 경기에서 격(格)에 어울리지 않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오픈경기 격으로 열린 유망주들의 경기, 영건즈31 여섯 번째 경기에서 승리한 박대성(23) 선수가 기념 사진 촬영을 하던 중에 옆에 선 로드걸 최설화(24)씨의 허리를 한팔로 끌어안아 물의를 일으켰다. 최씨가 기겁을 하며 몸을 피하려 했으나 박 선수는 재차 팔을 뻗었다. 이 장면을 보고 많은 관중과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성추행'이라며 비판했다.


이날 로드FC측은 대회 도중 관중들에게 한우, 티셔츠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선물하는 이벤트도 했다. 이 과정에서 로드걸들은 대부분 남성들로 채워진 관중석에 올라가 티셔츠를 던져주기도 했다. 추운 날씨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감사하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로드걸들이 우리에 던져진 토끼처럼 위태로워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로드FC는 2010년 첫 대회를 개최했고 척박한 환경에서 지난 6년간 국내 격투기 산업을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명실상부 국내 최대 종합격투기(MMA) 단체로 위상이 높아졌다. 위상이 높아진만큼 이제는 그 품격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때다.


로드걸들은 경기가 끝난 뒤 승리한 선수 곁에 서서 사진을 함께 찍는다. 승자를 돋보이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체로도 성차별 요소가 없지 않다. 세계 최고의 격투기 대회인 UFC에서도 옥타곤걸을 기용하지만 그들은 케이지에 들어가 승리한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지 않는다. 로드FC는 이번처럼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세심한 고민을 해야 한다. 스포츠는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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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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