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주식시장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향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임규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은 "그동안 존재해왔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제거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역시 "탄핵이라는 정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데도 전날 코스피가 상승한 것은 시장이 선반영한 것으로 본다"며 "이번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회수되는 측면이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탄핵안 가결이 증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근본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건 정치적 이벤트보다 경제적인 이슈와 흐름이라는 것이다.
김임규 센터장은 "다음주 증시가 대폭 상승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이벤트는 시장을 단기적으로 움직일 뿐, 큰 틀에서 보면 기업 가치나 글로벌 경제 동향 등 기존 시장의 흐름대로 주가가 움직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가결로 인해 사드 문제와 관련한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 등의 반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루, 이틀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변수는 다음주 예정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발 트럼프 정책 등이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역시 "만약 표결 결과 부결이 됐다면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겠지만, 최근 미국시장 상승 흐름에 따라 국내 시장도 오르는 모습을 이어갈 수는 있을 것"이라며 "가결됐다고 해서 증시가 얼마큼 더 오를 수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반면 이번 가결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 동안 국내 정치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기보다는 글로벌 경제 흐름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더 컸다"며 "이번 가결도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도 "탄핵 표결보다는 그 이후에 있을 대통령의 퇴진, 그리고 이후 대선 결과 등이 주가에 더 영향을 줄 것"이라며 "8일 증시가 오른 것도 탄핵에 대한 경계감이 그만큼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주가는 달러화 강세, 신흥국 시장 약세 등 대외적인 요인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며 "정치적 이슈가 있었어도 지수가 비교적 잘 버텨온 걸 보면 대내적인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신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봉합할 수 있는 과정으로 볼 수는 있다"면서 "앞으로 국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과정에 진입할수록 시장이 안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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