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7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6일 상하이자동차(SAIC)가 총 2000억엔(약 2조원)을 투자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양산 공장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SAIC는 지난 10월 말 해외 양산 거점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산 20만대의 공장을 태국 동부에 착공한 데 이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법인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도 연산 15만대의 우링(五菱) 브랜드 공장을 짓고 있다. 신문은 상하이자동차의 생산 능력은 동남아시아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의 10%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SAIC의 최대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주력 모델인 소형 해치백 'MG3'는 경쟁 모델 도요타의 '비오스(VIOS)'보다 약 20% 저렴하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태국 모터쇼에 처음 참가한 중국 최대 상용차 업체 베이치푸톈도 이달 중에 연간 1만대 규모의 픽업트럭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인도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생산 거점으로, 10억바트(약 330억원)를 투자해 부품의 절반 이상을 현지 조달하는 등 가격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자동차(EV)시장도 동시에 공략한다. 베이치푸톈의 모회사 베이징자동차는 내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EV 조립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판매 면에서는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를 위협하기 어렵다"면서도 "EV 분야에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발 빠른 투자로 승기를 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여전히 0.2% 수준에 그친다"며 "가격은 싸지만 품질 문제를 안고 있고 중고차 가격 급락과 서비스 센터 부족 등이 구입을 꺼리는 요인이라서 동남아시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