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일본의 한국 침략전쟁에 대한 가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7일(현지시간) 진주만을 찾아 구(舊) 일본군의 기습 공격에 따른 미국 희생자 추도에 나섰다.
진주만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2400명 이상의 미군과 민간인이 희생당한 곳이다. 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진주만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도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에게 "이달 26, 27일 하와이를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마지막 정상회담을 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과 잠시 서서 대화하며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하와이 방문은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의 원폭 투하지 히로시마를 방문해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고 위령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보인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달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뉴욕 회담 일정을 결정하자,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는 아직 대통령이 아니다"며 반대한 바 있다.
도쿄신문은 "당시 일본 정부는 뉴욕회담을 통해 미일동맹을 재확인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겠다며 이해를 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진주만 공습 이상으로 '가해 책임'이 있는 한국과 중국에 대한 침략 및 식민지배, 위안부 강제동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 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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