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출석거부·위증 만연…‘맹탕 국조’ 재연하나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국회, 수사권 없어 진실규명 어려워
평균 45일 안팎 짧은 기간도 한계
조사권 강화·예비조사 구체화 필요
위증·출석거부도 처벌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2013년 7월, 폭염이 엄습한 서울 도심 곳곳에선 촛불이 타올랐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며 대선불복 움직임을 드러냈다. 하지만 분노한 민심의 요구에 따라 시작된 박근혜정부의 첫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정원 국조)는 파행을 겪었다.

출석거부·위증 만연…‘맹탕 국조’ 재연하나 5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에 참석한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왼쪽부터)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유일호 경제부총리.
AD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은 퉁명스러운 태도와 위증으로 일관했다. 불출석 의사를 밝힌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결국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증인선서조차 거부했다. 국회는 무시당했다. 여론은 들끓었지만 그뿐이었다. 이어진 세월호 국조특위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달 30일 막을 올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도 벌써부터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수남 검찰총장,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등 핵심 증인의 불참으로 '불안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는 5일 청와대ㆍ기획재정부ㆍ교육부를 상대로 2차 기관보고를 받았다. 김성태 위원장은 기관보고에 앞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가운데 이번 한 주는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국조특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도 최 수석과 박 실장을 비롯해 류국형 청와대 경호본부장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참석하지 않았다. 또 6~7일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최순실ㆍ우병우ㆍ김기춘 등 박 대통령의 측근 실세들과 재벌그룹 총수 중 일부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왔다. 회의 직전 모인 여야 간사들은 증인 채택 문제로 언성을 높였고, 오는 13~14일 예정된 3~4차 국조특위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은 결렬됐다.


출석거부·위증 만연…‘맹탕 국조’ 재연하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총장의 불출석 문제로 김성태 위원장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박 의원은 이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국조특위는 1차 기관보고 때도 증인으로 채택된 김수남 총장과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 박정식 반부패부장 등 대검 관계자 전원이 수사 중립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하태경ㆍ박영선 의원이 회의 시작과 함께 퇴장하면서 2시간 가까이 정회됐다.


 믿을 건 국조특위 위원들의 날 선 질의뿐이었다. 5일 2차 기관보고에선 개회와 함께 위원들이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등에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주 미국 샌안토니오 브룩스 미 육군 의무사령부를 방문해 세월호 7시간의 열쇠를 쥔 조모 대위를 인터뷰하려 했으나 한국 정부에서 파견한 것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 장교가 이를 막고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들은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와 마취제 등 의약품 구매 논란을 따져 물었다. 교육부에 대한 기관보고에선 최씨의 외동딸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애초 이번 국조특위는 특별검사제와 병행 실시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며 한층 진실규명에 접근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날 질의에서도 무딘 답변만 돌아왔다. 또 위원들의 청와대 출입기록 자료요청에 대해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출입기록은 '2급 비밀'이라 각 당 간사와 특위 위원장을 방문해 세부 내용을 별도 보고했다"고 밝혔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언제 (구체적인) 출입기록을 보고했느냐"고 따져 물으며 이를 위증으로 규정했다. 이에 김성태 위원장이 나서 "(청와대 경호실이) 개별 방문해 공지한 적이 없다"고 바로잡으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다시 한 번 '맥빠진 청문회'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출석거부·위증 만연…‘맹탕 국조’ 재연하나 5일 국회 국정조사장에서 목이 탄 듯 생수를 마시고 있는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가 이렇게 흐른 데는 국조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이 자리한다. 국조특위에는 수사권이 없어 진실규명에 한계가 있고,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여당은 마지못해 국조에 합의해 줄 뿐 협조할 뜻은 없었다. 평균 45일 안팎의 짧은 조사 기간 역시 늘 지적받아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조특위의 구속력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대안이 제시돼 왔다. 조사권을 강화하고 전문가가 주도하는 예비조사 절차를 구체화하며 사후처리의 확인을 강화하는 보완책들이다. 또 위증과 출석거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기 위해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제기됐다. 국회 관계자는 "이 같은 개선책들은 늘 의견 제안에 그쳤다. 국조특위의 문제점들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715:30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 두 사람을 강제로 퇴출했다. 현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기폭제가 된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