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가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가 15일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12명의 공동대표를 선임했다. 비박(비박근혜)과 친박(친박근혜)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한 지붕 두 체제'가 들어서면서 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내 '한지붕 두 살림'이 현실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상시국위는 4선(選) 이상 의원 및 시도지사 등이 주축이 된 '대표자 회의' 외에 3선 이하의 의원이 중심이 된 '실무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하기로 했다.
비상시국위는 이날 심재철 국회 부의장,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병국·나경원·주호영·김재경·강석호 의원 등 12명의 새 지도부 명단을 발표했다. 비상시국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대선주자들과 시도지사, 4선 이상 중진들에게 의견을 물어 공동대표로 선임했다"면서 "강석호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에서 자진사퇴했기에 3선이지만 대표위원으로 함께했다"고 밝혔다.
비상시국위는 16일 오후 확정된 새 지도부가 모여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80여 명의 원내·외 인사가 지도부 퇴진 등을 주장한 '시국 회의'를 정례 기구로 만든 것이다. 이 자리에선 국정 안정을 위한 수습방안과 새누리당 해체, 보수혁신 정당 출범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새 지도부는 과도 회의체 형식으로 당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황 의원은 "위원장 없는 대표자회의 체제로 운영된다"며 "친박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때까지 당 해체를 포함한 혁신의 길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친박 이정현 대표가 이끄는 최고위원회의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대책회의 외에 비상시국위원회 등 다양한 형태의 지도부를 갖게 됐다. 전날부터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책회의가 별개로 운영되면서 이미 한 지붕 두 살림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앞서 나경원·김재경·김세연·황영철·오신환 의원 등 비박계 의원 20여 명은 의원회관에서 비상시국위 준비위를 열고 당내 '제2 지도부' 구성 방안을 논의해 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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