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 지분 강탈에 하청업체 뒷돈까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체포)씨 측근으로 그와 더불어 광고사 지분 강탈에 가담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10일 송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7일 송씨를 체포해 조사한 뒤 전날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강요,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작년 3~6월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인수전 과정에서 차씨 등과 더불어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중소 광고사 C사를 협박해 지분을 뜯어 내려한 혐의(공동강요)를 받는다. 또 작년 5월 콘진원이 발주한 LED 사업 수주대가로 공사업체로부터 뒷돈 3800만원을 챙긴 혐의(특가법 위반 뇌물)도 받는다.
송씨는 C사 측에 전화로 “지분(80%)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릴 수 있다”고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 역시 이들의 지분 강탈 시도에 관여한 혐의(강요미수)를 받고 있다.
C사는 결국 포레카를 정상 인수했지만 이후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광고 발주가 급감해 경영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포레카 특혜매각 추진 및 이후 보복성 일감 축소 의혹 등에 연루된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11일 불러 조사한다.
한편 검찰은 이날 차은택씨에 대해서도 광고사 지분강탈 및 회사자금 유용 혐의(공동강요, 횡령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차씨는 청와대 비호 아래 KT에 지인을 임원으로 앉히고 일감을 따내거나, 국가행사 관련 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뒷돈을 챙긴 혐의(직권남용, 알선수재)도 받는다.
사업차 중국에 나가 있던 차씨는 비선실세 국정농단·이권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국내 입국을 미뤄오다 이달 초 검찰에 출석의사를 밝힌 뒤 지난 8일 입국해 곧장 체포됐다. 차씨의 구속 여부는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이르면 당일 밤 늦게 결정된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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