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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바꿔봐요] 자연현상에 비춰본 한국의 사회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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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건설엔지니어'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의 주문


[이젠 바꿔봐요] 자연현상에 비춰본 한국의 사회현상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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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Elasticity)이란 외부의 힘에 의하여 변형된 물체가 그 힘이 없어지면 본래의 형태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힘이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힘을 없애더라도 완전히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변형된 상태로 남게 됩니다. 더 큰 힘을 견뎌내려면 물체의 크기나 물성 등을 바꿔야 합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의 법칙과 연관 지어보면 국민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살림이 나아지지 않는 현상과 유사할 것인데, 이 때에는 사회시스템을 바꿔야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4만달러라는 비전은 대선 공약에서나 있을 뿐 지금의 한국 정치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요즈음의 사회현상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의롭고 투명하게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독히 가난했던 정(情)의 사회에서, 세계 10위권의 성숙한 계약사회로 가는 마무리 단계에서 끝내 고름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강대국들의 멸망은 외부 침입이 원인이 아니라 내부 문제가 곪아터져서 기강이 문란해지고, 국론이 갈라지고, 백성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사이에 논란은 있지만 볼드윈 효과(Baldwin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생물들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서 주변의 생태학적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살아남는데 더 유리해진다는 이론입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과 집단들 즉, 국회와 행정부, 기업과 노동조합, 종교, 언론, 학교 등 국가를 구성하는 모든 집단들이 자기의 생존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자기들만의 틀을 더욱 공고히 해 왔습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존재해야 할 집단들인데, 과연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되었고,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손을 써야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부패는 윤리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저질러지는 비리인 반면에, 퇴폐는 사회 윤리적으로 누가 보아도 문제인 것을 해당 집단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치 데우는 물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Boiling Frog) 같은 현상입니다. 개혁은 가죽에 문제가 있을 지라도 잘 고쳐 쓰는 것이고, 혁신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해서 용도폐기하고 새로운 가죽을 쓰는 것입니다. 부패는 개혁의 대상이지만 퇴폐는 혁신의 대상입니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방위사업 비리는 각각이 독립적인 사건이 아니라, 당사자들도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퇴폐 현상으로 보입니다. 국방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노동, 공공, 금융, 교육 등 4대 개혁이 모두 그런 퇴폐적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이 정부가 그걸 뿌리뽑겠다고 내걸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정부에게 남은 기간이 별로 없는 지금 최고 권력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초대형 악재가 터진겁니다.


국가가 성장하려면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기존의 틀과 범위를 넘어서려는 힘(원심력)이 왕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약육강식, 승자독식이라는 폐해도 있어서 이를 막는 견제장치(구심력)도 필요하게 됩니다. 청와대는 물론 감사원, 검찰 같이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부여 받은 이들과,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의 기능이 잘 작동하면 경제도 살리고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원심력이 커질수록 이를 지탱하는 구심력과 끈이 강해야 합니다. 원심력은 글로벌 위상을 가질 정도로 커졌는데 구심력은 옛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끈은 닳아서 끊어져버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끈이란 국가관, 사명감, 윤리의식 같은 이 사회를 지탱하는 구성원 모두의 정신적 바탕입니다. 세금을 내어 국정을 맡기고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좌절과 고통의 짐을 지우는 집단들은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물러나야 합니다. 한 두 사람 마녀사냥을 하고 자기들은 계속 연명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더 이상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자정(Self-purification)작용은 자연생태계가 스스로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인데, 오염이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생태계가 파괴됩니다. 자정에는 단계가 있어서 다음 단계에서 자정능력이 커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복구에도 큰 힘이 필요합니다. 옛날에는 시골집에서 버린 물이 개천에서 희석되어 강으로 가고, 강물은 최종적으로 바다가 받아주었으나, 지금은 바다마저 오염이 심해져 국제적인 대책이 필요한 단계까지 왔습니다.


어느 집단이건 문제는 늘 있기 마련이며 조직은 커지면 부패합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화할 힘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정치집단들이 과연 자정능력이 있는가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할 일이 없는게 아니라 할 일에 맞지 않게 된 집단입니다. 지금 여의도에서의 싸움은 분단이 가져온 시대적 비극을 볼모로 국가와 국민을 호도하는 아날로그끼리의 싸움입니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정치는 2차산업 수준의 패거리 정치가 아니라, 4차산업을 준비하는 정치가 되어야 하고, 앞으로의 보수와 진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구분되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지금 청와대 비리를 들고 나올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있는 민주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 상에는 아직도 우리보다 덜 민주화되고 덜 정보화된 나라가 훨씬 많습니다. 지금 이 사태가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정능력으로 극복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이 나라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장묘 문화나 화장실 문화도 법에 의하여 강제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지와 성숙함이 있었기 때문에 고쳐졌습니다. K-Culture는 자생적인 것이지 국가가 장기적 전략을 갖고 키워준 것이 아닙니다. 교육제도 하나 제대로 만들어 주지 못하는 어른들이 다스리는 나라이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 어느 나라 젊은이들보다 4차 산업혁명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똑바로 서있는 기둥 같은 물체는 수직력만 작용할 뿐 수평력이 없습니다. 기울어지기 시작하면 수평력이 작용하게 됩니다. 안 넘어지게 하려면 수평으로 잡아주는 힘이 필요한데, 처음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에는 아주 작은 힘으로도 기울어짐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울어지는 것을 방치하게 되면 수평력이 커지고 기울어지는 속도도 빨라져서 그 힘은 감당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전도(Overturning)되고 맙니다. 지금의 사태를 빨리 수습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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