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대호(34)는 내년 시즌 어디에서 뛸까.
이대호에게는 미국에서의 도전이 우선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뛴다면 내년에도 플래툰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본으로 유턴한다면 일본 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많은 팀들이 이미 검증된 이대호를 원한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스포니치아넥스는 지바 롯데 마린스가 내년 시즌 새로운 외국인 선수 후보로 이대호 영입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롯데의 올 시즌 팀 홈런 수가 여든 개로 일본 프로야구 열두 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며 대포 보강을 위해 이대호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오릭스 버팔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4년간 뛰며 홈런을 아흔여덟 개 쳤다. 지바 롯데 구단 관계자는 "이대호가 영입 대상 목록에 들어있다"고 확인했다.
지바 롯데는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야마이코 나바로(29)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24홈런을 친 쿠바 출신 알프레도 데스파이네(30)와 재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데스파이네와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에는 이대호를 영입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쿠텐 이글스도 이대호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라쿠텐은 올해 퍼시픽리그에서 62승78패3무로 5위를 기록했으며 거포 보강이 필요한 팀이다. 팀 홈런은 백한 개로 리그 여섯 개 구단 중 4위였다. 이대호와 함께 2년 연속 재팬시리즈에서 우승한 친정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이대호가 일본을 선택하면 영입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며 백네 경기에서 타율 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플래툰이라는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 괜찮은 성적을 냈다. 시애틀의 스콧 서비스 감독(49)은 이대호에게 내년에도 함께하자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미디어의 내년 시즌 이대호에 대한 전망은 박하다.
NBC 스포츠는 최근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시장 전망 기사에서 이대호의 순위를 FA 선수 111명 중 108위로 매겼다. CBS는 이대호가 내년에도 플래툰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일본 복귀 가능성도 점쳤다. CBS는 "이대호가 내년에도 플래툰 1루수로 미국에 남을 것이다. 혹은 더 좋은 금액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대호는 지난달 31일 귀국 인터뷰에서 "출장 기회가 새로운 팀을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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