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홍콩 독립을 주장했던 입법회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홍콩 도심에서 6일(현지시간) 대규모로 벌어졌다.
현지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시민 1만3000여명, 경찰 추산으로는 8000명의 홍콩 시민이 시위대에 참여했다. 시위대 중 4000여명은 중국 당국이 홍콩에 파견한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로 향했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 스프레이를 발사하자 시위대는 우산으로 맞섰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에 연행됐으며, 시위대와 경찰 중 일부가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 스프레이에 맞선 것은 2014년 9월 '우산 혁명' 이후 2년여 만의 일이다. 홍콩의 자주권을 두고 중국 당국과 빚어진 충돌이 우산을 든 홍콩 시민을 다시 거리로 이끌었다.
시위대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의 자주권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자격 박탈에 강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다. 시위대는 전인대가 이와 관련해 기본법(홍콩의 헌법)에 대한 해석을 내놓으려는 데 대해 사법독립이 침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법독립 수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12일 친독립파 정당인 영스피레이션(靑年新政) 소속 식스투스 바지오 렁(梁頌恒) 의원과 야우와이칭(游蕙禎·여) 의원이 의원선서식에서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는 문구를 어깨에 두르고 홍콩의 자주권을 주장했다.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전인대는 기본법 제104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전인대는 7일 홍콩 기본법 해석 초안을 통과시키면서, 문제의 행위를 한 의원들의 자격 박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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