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과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행진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시위 행렬이 종로, 명동, 시청 등 번화가를 지날 때마다 곳곳에서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
5일 오후 4시부터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주관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됐다. 주최측 추산 15만명(경찰 추산 4만3000명)의 사람들이 모여들며 광화문 광장 일대를 가득 메웠다.
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오후 6시께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종로, 을지로, 명동, 남대문 등 서울 주요 번화가를 두루 행진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왔다.
평화행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더 늘어났다. 오후 5시30분께 집회 참석자는 주최측 추산 12만명이었으나 행진이 끝난 직후 주최측은 참여 시민이 최소 15만명이라고 밝혔다.
행진 대열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범죄자는 못믿겠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 일대로 진입했다.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길거리 곳곳의 사람들은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종로3가 근처에서 여자친구와 행진 대열을 구경하던 김모씨(26)는 "지금 이렇게 술을 마시러 갈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대열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박수를 보냈다. 김 모씨는 "마음만은 행진 대열과 함께 하고 싶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참가자들이 무척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행진 대열이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거리를 채우기 시작하자 외국인 관광객들도 덩달아 거리로 몰려들었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가던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는 등 다양한 국가 사람들의 시선이 행진 대열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행진 대열의 구호와 함성에 맞춰 함께 소리지르고 손을 흔드는 등 행진의 열기를 공유했다.
중국계 미국인 A씨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행진임에도 무척 평화롭고 안전하게 이뤄지는 것 같아 신기하다"며 "한국인들의 이러한 용기와 모습에 기꺼이 박수를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신고된 행진 구간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종로3가역, 을지로3가, 시청앞을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3.7㎞ 구간이었다.
다만 일부 행렬은 예정된 구간을 벗어나 5~6㎞ 구간을 행진했다. 일부 행렬은 을지로입구에서 한국은행, 숭례문을 돌아 광화문광장으로 재집결했고, 일부 행렬은 을지로3가에서 충무로역을 지나 퇴계로로 크게 돌아 광화문광장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경찰이 이탈 행렬을 막지 않아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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