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나라가 아니다"…문화예술인들, 비통한 시국선언

서울연극협회, 한국작가회의 등 잇따라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문화예술계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4일 문화연대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 288개 단체와 문화예술인 7000여명이 참여한 '우리는 모두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이것은 국가가 아니다. 문화도 아니다. 예술도 아니다. 사람도 아니다. 끝없이 계속되는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파탄내고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많은 비리와 전횡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문화예술인들이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고 규탄했다.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융성, 창조문화융합'이란 국가 문화 정책 슬로건은 오로지 최순실과 차은택의 사익을 위한 허울 좋은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 모인 10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뒤,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는 판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결국 문화예술인들이 설치한 텐트 등은 모두 경찰이 회수해갔다.

앞서 서울연극협회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협회는 "예술가들을 잔돈푼 지원예산으로 줄 세우고, 정치잡배로 내몰아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며 적으로 분류했다. 이런 박근혜정권이야말로 진정한 잡배"라며 "권력의 뒤편에서 기생한 하수인들은 모두 물러나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역시 성명서를 통해 "정체불명의 일족이 뒷구멍으로 들락거리며 국정을 쥐락펴락하는 작태를 목격컨대 박근혜 정권이 맞닥뜨린 현실은 사필귀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의 안위를 조금이라고 걱정한다면, 그간의 행태에 대해 최소한의 염치라도 남아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를 회피하고 새 내각 구성 따위의 꼼수로써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기도한다면, 더욱 거세진 국민들의 불호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