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청와대 인적 쇄신과 내각 개편을 두고 '고령' '영남대'가 화두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과 최재경 현 민정수석,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최순실씨를 변호하는 이경재 변호사까지 모두 고령이란 지역과 짝지어진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고향은 경북 고령군이다. 쌍림면 출신인 김 총리 내정자는 대구상업고를 졸업하고 영남대에 진학했다.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높지만,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처가도 고령군이다. 장인인 고(故) 이상달 기흥컨트리클럽 회장은 향우회 회장으로 동향 출신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우 전 수석의 뒤를 이어 민정수석에 발탁된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도 고령군으로 전해졌다. 최 수석의 장인은 지난 2013년 작고했다. 또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씨를 변호하는 이경재 변호사 역시 고령 출신이다. 이 변호사와 최 수석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이기도 하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는 결국 사달을 냈다. 이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내정자와 우 전 수석 장인의 인연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2013년 우 전 수석 장인의 5주기 추모식 상황을 전하는 지역지 기사를 인용, "2003년 당시 서슬 퍼렇던 정권 초기 민원조사 과정에서 부당하다며 비서관에게 호통치던 회장님의 기개를 잊을 수 없다"는 김 내정자의 발언을 전했다.
2003년은 김 내정자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으로 일하던 시기였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우 전 수석은 모르고 이 회장과는 향우회 회장이라 뵌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울러 김 내정자는 고령이라는 지역 외에도 박 대통령과는 영남대라는 연결고리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권의 지원을 받던 대표적인 지역 사학이었다. 최근에는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최외출 교수가 이곳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을 기리기 위한 새마을 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다.
이 대학원은 지금도 인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매년 수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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