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8부 등 파트별 검사 3~4명 최씨 수사
구속영장 청구 맞물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집중 수사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한 조사는 1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재개됐다.
최씨는 이날 새벽 2시께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에서 호송차량에 올라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최씨는 구치소에서의 첫날을 7시간 정도 보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량을 타고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 청구와 맞물려 강도 높은 조사가 예상된다.
수사는 수사본부 내의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 등 최씨와 관계된 각종 의혹들을 전담하는 파트별로 번갈아 실시된다. 각 파트의 검사 서너명이 돌아가며 최씨를 심문한다.
일단은 상대적으로 혐의 입증이 수월한 형사8부에 조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도 형사8부를 중심으로 중앙지검 7층 영상녹화조사실 조사를 벌였다. 형사8부는 최씨가 미르ㆍ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두 재단의 강제 모금과 기금 유용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다.
이제까지 참고인으로 불려나온 미르ㆍK스포츠재단 전직 이사장과 두 재단의 이성한ㆍ정현식 전 사무총장, 고영태 더블루K 이사 등은 최씨가 두 재단의 실소유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두 재단 설립이 대기업들의 자발적인 모금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던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이 검찰에 나와 '안종범 전 수석이 기금모금을 지시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의 진술을 뒤집은 것이 맞다면 검찰이 어느 정도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최씨와 딸 정유라(20)씨가 실소유자인 더블루K와 비덱스포츠 등의 회사를 통해 자금을 빼돌렸는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이뤄진다. 검찰은 이 부분에서 최씨에게 제3자 뇌물제공, 횡령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고, 외국환관리법 위반, 탈세 등의 범죄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강제 기금모금 의혹 수사 속도에 따라 안종범 전 수석 소환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재단 설립 등과 관련해 최씨가 몸통이라면 안 전 수석은 기금모금에 있어 핵심적인 행동대장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1부는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한다. 특수1부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은 물론 외교 안보, 정부 인사, 부동산 개발, 대입 정책 등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외부에서 받아보고 수정하며 사실상 국정을 주도하고 농단했는지 여부 조사에 주력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검찰은 확보한 태블릿PC의 실제 주인은 누구인지, 최씨가 실제로 태블릿PC를 소유하고 사용했는지 여부에 집중할 예정이다.
태블릿PC에는 대통령 연설문과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아직까지 실소유자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금껏 태블릿PC의 명의자로 알려진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5개월간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한 조인근 전 연설기록비서관을 조사했다.
검찰은 늦어도 2~3일 내에는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을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비서관은 안 전 수석과 함께 출국금지된 상태다.
이와 함께 정부의 창조융성사업 관련 예산 전용과 문화ㆍ스포츠계 인사 개입,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ㆍ학사 특혜 등도 조사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는 차은택씨를 비롯한 문화계 인사,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의 개입 여부 등도 조사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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