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두산 베어스 막강 선발진 '판타스틱4'의 위력이 한국시리즈에서 재확인되고 있다.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5-1로 승리했다. 1차전 1-0 승리에 이어 2연승. 두산은 가벼운 마음으로 내달 1일 마산에서 시작되는 원정 3연정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이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막강한 선발진 덕분이었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의 두산 선발 네 명은 일명 '판타스틱4'로 불리며 정규시즌에서 70승을 합작했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는 판타스틱4 중 니퍼트와 장원준이 출격해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두산은 1, 2차전 20이닝 동안 NC에 단 1점만 허용했다. 이 중 1차전 선발 니퍼트와 2차전 선발 장원준이 합계 16.2이닝을 던지면서 단 1실점만 허용했다. 두 선발의 합계 방어율은 0.56에 불과하다.
NC는 LG와 플레이오프에서 타선이 터지지 않아 애를 먹다 4차전에서 시원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NC는 4차전에서 13안타 8득점을 기록했다. 4차전에서는 특히 터지지 않던 에릭 테임즈와 나성범이 2안타씩을 때리면서 타격감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일명 '나테박이' 타선이 터지면서 두산의 판타스틱4에 대적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니퍼트의 강속구 앞에 NC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정규시즌 종료 후 20여일을 쉰 니퍼트의 강속구에는 더욱 힘이 붙어 있었다. NC는 7회 1사까지 안타를 때리지 못 했다. 니퍼트는 1차전에서는 8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틀어막고 두산이 한국시리즈 기선을 제압하는 중요한 발판을 놓았다. 니퍼트의 강속구 덕분에 두산은 NC의 타격감을 다시 떨어뜨리는 효과도 얻었다.
덕분에 2차전 제구력을 앞세운 장원준의 투구도 위력을 발휘했다. 장원준은 2차전에서 8.2이닝 동안 안타를 열 개 맞았지만 1실점만 허용하는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니퍼트의 강속구에 당한 NC 타선은 타격감이 떨어져 2차전에서도 결정타를 때려내지 못 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1, 2차전을 끝낸 후 인터뷰에서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안 터진다고 했다. 두산 마운드의 위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NC 타선은 내달 1일 원정 3차전에서 다시 힘을 앞세운 보우덴을 상대해야 한다. 보우덴은 정규시즌 서른 경기에서 18승7패, 방어율 3.80을 기록한 사실상 두산의 2선발. NC와는 세 차례 만나 2승1패,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하며 강했다.
한국시리즈에서 3선발을 맡은 것은 NC 타선에 혼란을 주기 위함이다. 2차전에 보우덴을 투입했다면 오른손-오른손-왼손-왼손의 선발진이 되지만 보우덴을 3차전으로 돌림으로써 오른손-왼손-오른손-왼손으로 선발투수진에 변화를 준 것이다.
또 NC 타자들에 제구력을 앞세운 장원준의 공을 보게한 후 다시 보우덴의 빠른 공을 상대하게 하면 보우덴의 강속구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니퍼트 다음에 투입되면 강속구에 익숙해진 NC 타자들이 보우덴의 공을 느리게 느낄 수 있다는 함정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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