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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가 불러온 증시 레임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9초

역대 정부 4~5년차에 주가 1.7%↓
최순실 사태와 같은 대형 정치 악재엔 단기 급락
전문가들 "상승 모멘텀 둔화" vs "곧 회복" 의견 갈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최순실 사태'에 따른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우려에 국내 증시까지 힘을 잃고 있다. 노태우 정부 이후 역대 정부에서도 '레임덕→경제정책 추진력 둔화→증시 부진'의 상황이 자주 목격됐다. 올해 상반기 여소야대(與小野大)와 더불어 하반기 최순실 게이트까지 열리면서 정치 리스크에 따른 증시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까지 나온다.

27일 아시아경제가 1987년부터 2015년까지 역대 정부(노태우~박근혜)의 집권 연도별 코스피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대선 당해 연도를 포함한 3년차까지 평균 21.6% 상승했으나 4~5년차엔 평균 1.7% 하락했다. 특히 보수성향의 정부에서 임기 말 증시가 하락하는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보수정부 집권시기 4~5년차엔 코스피는 평균 10.05% 내렸다. 이는 대통령 단임제 국가의 경우 1년차에 구조조정, 2~3년차에 경기부양, 4~5년차에 레임덕이 짙어지는 보편적 경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레임덕은 대통령의 권력을 위축시키는 여소야대 국면이나 권위와 명성에 큰 타격을 줘 지지율을 급격히 떨어트리는 부패 게이트가 발생하면 더욱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역대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내 증시는 어땠을까.

한국은 민주화 이후 올해를 포함해 총 5번(13~16, 20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회를 맞이했다. 20대 국회를 제외하고 여소야대가 시작된 날부터 당해 연말까지 코스피는 평균 3.8% 하락했다.


최근 불거진 최순실의 국정 개입 사태와 같은 대형 정치이벤트가 발생했을 당시엔 단기 충격이 컸다. 2004년 3월12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코스피는 당일 2.49% 하락했다. 전날에도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뿐만 아니라 외교ㆍ안보ㆍ인사 등에까지 개입했다는 뉴스가 전해진 이후 대통령 탄핵 요구가 빗발치는 등 정국이 불안하자 코스피가 장중 1.7% 이상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2% 가까이 급락했다.


수급 상황을 보면 국내 정치불안 여파로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보다 주로 개인투자자의 매도 성향이 짙었다. 이달 들어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총 867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4241억원, 기관은 3658억원 순매수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됐을 당시에도 한달간 개인이 5279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값싸진 주식에 매력을 느낀 외국인은 총 2조875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73년 3월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진 이후부터 1년간 미국 다우지수는 총 19.1% 급락했다. 주요 시기별로 보면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가 임명됐던 1973년 3월19일 1.14% 하락한 것을 비롯해 백악관 보좌관 폭로일(1973년 6월15일) 1.59% 하락, 탄핵안 가결일(1974년 8월8일) 1.59% 하락, 닉슨 사임일(1974년 8월9일) 0.97% 하락 등 주요 사건을 거치며 단기 충격이 증시에 그대로 전해졌다.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국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치 리스크가 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둔화 시킬 것이라는 의견과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이슈는 아니기 때문에 곧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순실 사태는 단기적 정치 이슈에 불과한 것으로 한국 산업 전체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므로 증시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과거 노무현 정부때 집권 초기 탄핵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으나 지금은 그러한 상황도 아니므로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대선이라는 정치 리스크가 남아있고,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순실 사태와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앞으로 증시의 상승 동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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