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하게 시작된 손학규 정계복귀…발음 때문에 '탈당'두고 혼선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당직을 버리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발음을 잘못한 것이다. 당적을 버린 것이다." - 손학규 측 관계자

20일 손학규 전 대표는 기묘하게 정계복귀를 시작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강진 생활을 접고 중앙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주요한 정치계획과 관련해 잘못된 단어를 사용했다. '당적을 버리겠다'고 표현한다는 것이 '당직을 버리겠다'고 말한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습니다. 당직도 버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손 전 대표의 발언은 묘한 파장을 가져왔다. 당직을 버린다는 것은 현재 정당에 남지만 어떤 당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바로 손 전 대표가 측근들이 나서서 정정했다. 손 전 대표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뒤 기자회견장에 찾아와 '발음을 잘못했던 것'이라며 '당적이 맞다'고 밝혔다. 즉, 손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겠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과정에서 벌어진 이 해프닝으로 인해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는 탈당이냐 아니냐를 두고서 기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정계복귀의 시작점을 어디에서 하느냐였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 남을지, 영입을 여러차례 제안했던 국민의당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제 3지대에서 출발할 것인지였다.

이날 손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향후 정치행보를 어디에서 할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단 한가지 사실은 구체적으로 밝혔다. 민주당에서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는 지지자, 손 전 대표 지지 정치인, 사진기자, 취재기자 등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쏟아지는 플래시 등으로 긴장한 탓인지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의 비장한 뜻을 밝히면서 종종 발음을 실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손 전 대표는 탈당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잘못 전달하는 촌극을 벌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