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대선의 3차 TV 토론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TV 토론인데다가 대선을 불과 20일 앞두고 있어서 선거 막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 TV 토론에서 완패한 데다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여성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벼랑에 몰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3차 TV토론을 통해 기사회생과 반격의 기회를 잡기 위해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19일(현지시간) 저녁 폭스뉴스의 앵커 크리스 월러스가 진행하게 될 3차 TV 토론은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대학에서 90분간 진행된다. 토론의 대주제는 '국제적 이슈'다. 윌러스는 미국의 부채와 사회보장 수급, 이민, 경제, 대법원, 외국 분쟁, 대통령 적합도 등 6개 주제를 미리 선정했다.
주제에 맞게 순탄한 토론이 진행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여성 관련 문제를 희석하기 위해 선거 조작 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와 국면 전환에 주력해야 할 처지다. 공화당의 유력 의원들조차 선거 조작 주장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트럼프는 발언 수위를 오히려 높였다. 그는 18일 유세에서 "투표소에서 조작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당장 필라델피아나 시카고를 보더라도 이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제 더 이상 (나에게 불리한) 여론조사도 믿을 수가 없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는 자신의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폭로에 대해선 이미 "모두 거짓말이고 조작된 것"이라며 정면돌파할 태세다.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전용, 위키리크스의 폭로, 벵가지 사태 관련 처신 등도 공세 대상이다.
반면 민주당의 클린턴은 3차 TV 토론회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둬 선거 막판 후한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클린턴으로선 여성 비하와 선거 조작 주장의 부당성을 전면에 내세워 트럼프가 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강조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캠프 내에선 이미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굳이 각종 스캔들을 두고 트럼프와 '더러운 공방'을 벌이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기류도 나온다. 이에 따라 클린턴은 국무장관과 상원의원 등을 거치며 쌓은 풍부한 외교 경험을 앞세워 국제 이슈를 두고 트럼프를 압도하는데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불거진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밀착 의혹도 클린턴으로선 호재다. 이밖에 북한 핵 위협과 개발 저지 실패 책임을 놓고 두 후보가 공방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3차 TV 토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클린턴의 우세가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와 서베이몽키가 지난 8∼16일 15개 경합주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9개 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WP는 클린턴이 503명의 전체 선거인단 중 304명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계산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