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인철 인턴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직전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송민순 회고록(빙하는 움직인다)'이 핵심이슈로 부상하면서 여야가 강대강 대립하고 있다.
포문은 이정현 새누리당 당대표가 열었다. 이 대표는 15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정부 비서실장 당시 북한과 내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을 탄압하는 주체, 인권 탄압을 못 하게 하려고 유엔이 결의하려는 그 대상한테 '이거 찬성할까요, 말까요'라고 의견을 구한 것"이라며 "어떻게 이걸 북한한테 물어볼 생각을 하느냐. 이런 발상이 머리에서 나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SNS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내통이라....대단한 모욕이네요. 당대표란 분이 금도도 없이. 내통이라면 새누리당이 전문 아닌가요? 앞으로 비난하면서 등뒤로 뒷거래, 북풍, 총풍. 선거만 다가오면 북풍과 색깔론에 매달릴 뿐 남북관계에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여야 잠룡들도 앞다투어 이 사안에 대해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하며 정쟁의 블랙홀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노무현대통령·문재인비서실장·김만복 당시 국정원장보다 더 많은 종북이적행위를 한 반역자를 보지 못했다"며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해를 김정일에게 갖다 바친 이들의 종북반역행위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당연히 찬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찬성을 주장하는 외교부의 의견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찬성, 기권 여부를 북한주민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북한정권에게 물어봤다는 것입니다"며 "'인권'을 외면한 부끄러운 결정에 어떻게 '민주'라는 단어를 쓸 수 있습니까?"라며 당시의 결정이 민주적이었다는 문 전 대표에게 일침을 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며 "국민 누구나 물을 수 있지만 새누리당은 그렇게 물으면 안됩니다. 판문점 총질을 사주한 총풍 사건을 알고 있는 국민입니다"며 송민순 회고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새누리당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권력비리로 정권이 불안해질 때마다, 선거때마다 등장하던 '북한팔이' 종북몰이가 또 시작되었다"며 "평화와 통일은커녕 개성공단 폐쇄라는 자해행위까지 동원해 교류협력을 모두 중단하고, 대화채널까지 끊어버린 채 박정희정권 이전 무지한 북진통일정책 시절로 회귀해 버린 무능하고 무책임한 새누리당은 이 말을 하기 전에 국민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정인철 인턴기자 junginch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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