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정부 역할에
1년 미만 창업자는 51.3점, 3년차 이상 창업자는 39.8점 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정부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성과에 44점을 줬다. 창업 초기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3년차 이상 스타트업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으로 '스타트업 리포트 2016'을 발표하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창업자들이 매긴 창업 생태계를 위한 정부의 역할 점수는 100점 만점에 44점이었다. 지난해보다 5점 하락했다. 1년차 미만 창업자들은 51.3점을 줬지만 3년차 이상은 39.8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줬다.
김기재 아이디인큐 본부장은 "여러 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3년차 이상 스타트업에 도움될만한 정책들이 나오지 않고,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체감되는 정책들이 청년인턴제를 제외하면 드물다"고 말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대표는 "창업 초기 기업들에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다보니 자금조달시장에도 초기기업 투자를 조건으로 하는 펀드가 많이 만들어졌다"며 "본격적인 창업 붐이 불기 전에 시작해 업역이 7~8년인 기업들에게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업역보다는 회사의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창업자들이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하는 대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각 54.5%)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삼성(42.6%)이 3위, SK(37.5%)가 4위였다.
창업자들이 가장 투자를 받고싶어하는 곳은 한화S&C의 '드림플러스'(19.3%)가 선정됐다. 2위는 더벤처스(16.5%), 3위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14.2%)였다.
홍경표 드림플러스 센터장은 "스타트업과 호흡하면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고 M&A를 통해 그룹 내 각 계열사 신사업팀과 협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에게 레퍼런스가 되어 드리겠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창업자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것은 '기반 자금 확보'였다. 기반자금확보·투자활성화(47.7%)에 이어 규제완화(38.6%)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최근 스타트업들은 해외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진출 고려하는 비율은 지난해보다 12.3%p 감소한 31.3%를 기록했다. 진출을 선호하는 국가로는 중국이 1위였고 2위는 동남아, 3위가 미국이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가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스타트업들의 내년 전망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이 우세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46.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고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3.3%,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30.2%였다.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창업자는 "투자심리 위축, 스타트의 난무, 창업 스펙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우수한 스타트업에 대한 이미지가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대기업 재직자의 비율(25.8%)은 이직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40.8%)의 비율보다 낮았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2015년에 비해 다소 침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교 졸업예정자 중 창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23.5%였다. 창업을 고려한다고 응답한 대기업 재직자(39.6%)에 비해 낮았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글로벌하게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고 한국에서도 창조경제와 관련된 많은 정부지원 프로그램이 늘어났는데, 이에 비해 아직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자들의 체감온도가 그렇게 높아진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자와 재직자, 대기업종사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IT/지식서비스 창업자 177명, 대기업 재직자 50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이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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