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코레일에게 '강경대응 자제·노조와 적극 대화' 당부
홍순만 코레일 사장 "원칙 지켜 협의 할 것"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의 국정감사가 열린 29일. 국감 3일차인 이날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여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은 채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불참했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코레일의 철도노조 불법 규정이 정당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국민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간 전향적인 합의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국감에선 코레일의 강경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우선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정부는 이번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노조간부를 무더기 직위해제하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라 일부 임금하락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입법조사처도 이사회가 근로기준법상 적법한 절차, 즉 불이익 변경시 근로자 측의 집단적 동의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경우 노동관계 법상 무효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성과연봉제는 불리한 근로조건의 변경을 초래하기 때문에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한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할 경우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고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코레일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이번 철도노조파업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코레일은 전향적인 노사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인호 의원도 정부의 철도노조 파업 불법 규정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임금 관련 사안은 단체교섭 대상으로 보는 것이 사회 통념"이며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라 일부 노동자들에게 임금 하락 등 '불이익 변경'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법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성과연봉제는 임금체계가 불리하게 변경되는 것이 아니다"며 "처음엔 불이익 사항이 있어 노조와 협의하려고 했지만 노조가 이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불이익 변경이 없는 쪽으로 바꿔서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코레일에게 노조와의 전향적인 대화를 요구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상당수 간부와 여러 사람을 직위해제 했는데 이는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사 합의로 해결된 2013년 파업을 거울삼아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가지고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문제의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코레일은 27일 오전 철도노조 파업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파업을 '명분 없는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사규에 따른 징계와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실제 28일 오전까지 노조간부 125명을 직위해제했다. 코레일은 근무지를 이탈한 일반 직원에 대한 직위해제도 검토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이 같은 질책에 홍 사장은 "원칙을 지켜가면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당초 '성과연봉제 철회를 전제로 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재확인한 셈이다.
코레일의 외주화 확대가 철도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레일이 기관사와 승무원, 역무원, 차량유지보수까지 무차별로 외주화하고 있다"며 "이 탓에 승객도 하청근로자도 모두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외주 인력은 2010년 3929명에서 2015년 4782명으로 21.7%(853명)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근무인력 중 위탁 인력 비율은 2010년 12.5%에서 2015년 14.6%로 2.1%포인트 증가했다.
황 의원은 "시민안전을 직접 책임지는 승무와 역무 업무가 대부분 외주화 됐다"며 "이에 따라 코레일에 의한 체계적 관리가 어려워져 하청 철도노동자에 대한 안전 교육과 비상 대비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