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지적…"선천적 두뇌 믿는 것보다 후천적 개발이 훨씬 중요"
1.
자신이 우수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릴 땐 주변에서 '똑똑한 아이'라는 말을 듣고 으쓱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렇게 타고난 머리를 지나치게 과신하는 건 오히려 지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2.
올해 초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이 발표한 실험 내용인데요. 이 학교의 조이스 엘링거 박사팀은 "뛰어난 머리가 선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능력을 과다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게다가 이런 과신이 지능발달을 방해한다네요.
3.
엘링거 박사팀은 피실험자들에게 대학원 입학 평가인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와 비슷한 시험지를 풀게 했습니다.
그결과 "똑똑한 건 선천적이다"라고 믿는 사람은 테스트 중에서도 간단한 문제에 많은 시간을 배분했습니다. 반면 "머리는 쓸수록 발달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일수록 더 어려운 문제를 조급해 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4.
자신의 머리를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쉬운문제를 풀고선 "거 봐~ 나 똑똑하지?"라고 한다는 거죠.
반대로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의 현재 능력을 정확히 판단하고 더 높은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애쓴다는 겁니다.
5.
물론 "머리만 믿고 공부 안하면 뒤쳐지는 건 당연하잖아"라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과학적 증명으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계발서 '1만시간의 재발견'을 쓴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도 "머리를 쓰지 않으면 정체되는 게 아니라 도태된다"고 말한 바 있죠.
6.
게다가 이런 실험 결과로 인해 "백인이 흑인보다 머리가 좋다"는 등의 편견도 바로잡을 수 있게 됐죠.
에링거 박사는 "성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가르친다면, 인종이나 성별을 이유로 잘못된 낙인이 찍힌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7.
어떠세요. "넌 왜 이렇게 똑똑하니"라는 칭찬이나 "남자가 지능이 더 높아"라는 식의 편견보다는 "어렵지만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조언이 우리 아이들 지능 발달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