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집토끼' 사수작전

단통법 이후 시장 안정화
기기변경 가입 혜택·장기고객 이벤트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이동통신사들이 '집토끼(기존 가입자)' 사수에 나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 이후 번호이동 가입 건수가 감소하는 등 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기기변경 가입 혜택을 강화하고 장기 고객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기기변경시 위약금 산정 정책을 개선했다. SK텔레콤에서는 그동안 공시지원금 제도로 가입한 고객이 다시 공시지원금으로 기기변경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도(선택약정)로 가입한 고객은 마찬가지로 선택약정으로 가입하는 경우에만 위약금 면제 혜택을 줬다.

이번 개정으로 가입 유형에 관계없이 24개월 약정 고객은 18개월 이후, 12개월 약정 고객은 6개월 이후 기기변경을 신청하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KT는 이미 지난 2014년 10월 선택약정제도 시행과 함께 이를 도입했고,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개정했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사들은 기기변경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단말기 구매 지원 프로그램 'H클럽', 지난 6월에는 'R클럽'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를 유지한 채 18개월 후 스마트폰을 바꿀 때 남은 할부금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H클럽은 출시 두 달여만에, R클럽은 출시 한 달만에 각각 누적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출시에 맞춰 단말기 구매 지원 프로그램 'T갤럭시클럽'을 출시했다. KT는 2년 이상 가입한 장기 고객에게 데이터 쿠폰, 음성 통화 등을 지급하는 서비스 '팝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비스 출시 후 550만건의 혜택이 KT 장기 고객에게 돌아갔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640억원 규모다.

이처럼 이동통신 3사가 기존 고객잡기에 나선 것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시장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타사 고객을 뺏어오기 어렵게 되자, 장기 고객에 혜택을 주며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월 평균 72만1177건이던 번호이동 건수는 올해 월 평균 59만7000건(1월~8월 기준)으로 12만건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 전에는 번호이동 고객에게만 혜택이 돌아갔지만 이제는 기기변경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혜택을 주려고 한다"며 "시장 안정화로 장기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이 수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