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레이건 대통령 저격범이 영구 석방됐다.
1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저격범 존 힝클리(61)가 35년여 만에 영구 석방됐다.
힝클리는 이날 오전 워싱턴DC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에서 나와 준비된 자동차를 타고 고향 버지니아 주(州) 윌리엄스버그의 자택으로 향했다. 힝클리는 이곳에서 90세 된 노모와 함께 살 예정이다.
지난 7월 말 미 연방법원 폴 프리드먼 판사는 '힝클리가 더 이상 대중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사건 이후 수용돼 온 정신병원에서 벗어나 고향에서 살도록 하는 영구 석방 판결을 내린 바 있다.
1981년 3월 30일 당시 25세이던 힝클리는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대통령에게 총을 쏴 상처를 입히고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과 경호원, 경찰 등 3명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현장에서 붙잡힌 힝클리는 경찰 조사에서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정신이상 판정을 받았고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이후 힝클리를 치료한 의사들이 힝클리가 정신병에 더는 시달리지 않는다며 그의 석방을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은 2003년 말부터 그가 제한된 조건 하에서 부모님 댁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편 이날 힝클리가 영구 석방되긴 했지만 몇 가지 행동상의 제약을 받게 된다.
힝클리는 계속적으로 개인 및 집단치료에 참여해야 하고, 운전을 할 수 있지만 여행 반경은 제한된다.
교회나 지역 정신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도 할 수 있다.
또 언론과의 접촉은 허용되지 않으며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감시를 받는다.
힝클리는 앞서 법정진술에서 그림 그리기, 기타 연주, 사진찍기 등이 자신의 취미라고 밝히면서 "일을 하고 싶다. 선량한 시민이 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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