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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가계부채·미 금리 인상 곳곳 지뢰에 발목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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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가계부채·미 금리 인상 곳곳 지뢰에 발목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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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이변없이 기준금리를 연1.25%에서 동결한 것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도다. 이번 결정은 금융시장의 예상과도 똑같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6%는 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이 예외없이 금리동결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은 무섭게 늘고 있는 가계부채에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며 집단대출 소득확인 등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지만 가계부채의 폭증세는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000억원으로 7월보다 8조7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나 늘었다. 이는 올해 들어 월간기준 최대 규모다. 시계를 확대해 보면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두번째로 많이 늘었다. 8월이 부동산 시장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으로 폭증세를 보였던 것이다.


부채의 질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예외 대출의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중 마이너스통장대출, 예ㆍ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68조9000억원을 기록, 한달만에 2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2010년 5월(2조7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지난 2분기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였다.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할 명분도 약했다. 8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6%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업일수 증가와 선박 수출 기저효과 등의 효과가 컸다고 하지만 2014년 12월 이후 20개월만에 반등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있는 지표라는 게 금융시장 분석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현재 경기상황을 뚜렷하게 꺾인다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8월 수출이 좀 늘었고 개소세 인하 종료 후 7월 산업활동이 주춤하긴 했지만 크게 위축된 것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동결 결정을 이끈 요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 연말까지 최소 1차례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한 것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게 금융시장의 분석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시장금리 등이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막대한 가계부채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하 기대감은 아직 남아있다. 부실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기 위축 가능성과 함께 김영란법 발효 후 내수시장의 일시적 충격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금리 인상 분위기도 좀 힘이 빠질 수 있다"며 "국내의 경우 김영란법 발효 직후 10월 중 내수시장의 위축이 우려되고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하강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의 컨센서스가 점점 약해진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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