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23일 취임…회사가치 제고 위한 강드라이브 예고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대우건설의 박창민 사장 시대가 공식 출범했다. 23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연 대우건설은 박 사장을 사내이사와 사장으로 선임했다.
'현대가(家)' 특유의 뚝심이 대우건설의 장점과 결합하며 새로운 위상을 찾아갈 것이란 기대와 함께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강도 높게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골수 현대맨'으로 분류되는 박 신임 사장의 대우건설 연착륙 여부는 국내 하반기 건설업계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1979년 현대산업개발 평사원으로 입사해 그 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35년여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업무추진력과 함께 조직의 융합을 이끄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제2의 도약'이 절실한 대우건설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현대산업개발 시절 대전월드컵축구경기장, 용인 죽전 아이파크ㆍ덕소 아이파크 현장소장, 남부지사장, 영업본부 재개발 담당중역 등 건축과 영업부문 등에서 중책을 두루 거쳤다. 한번 목표를 정하면 뚝심있게 관철시켜 현대가 특유의 경영리더십을 가진 인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며 '저승사자'란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 아이파크' 개발을 주도하며 주택, 특히 도시정비 분야에서 명성을 떨쳤다. 영업본부장 시절에는 서울 강동구 재건축 최대어인 둔촌주공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과 도시정비사업 2조원 클럽 달성도 그의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몇몇 사업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경험을 쌓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 해외시장 확대를 추진하기도 했다.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 플랜트사업실과 토목사업본부를 토목ㆍ플랜트 사업본부로 통합했을 뿐만 아니라 각 본부에 해외사업 관련 태스크포스인 해외건축팀과 해외토목팀을 신설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내년 재매각 시점까지 주가를 정상화시킬 최적합 인물로 꼽았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2018년까지 비금융자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혀왔다. 매각을 위해 박 사장은 대우건설 주식 가치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2011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주가는 1만5000원 수준이었지만 23일 장중 한때 6090원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최근 실적은 이러한 주가 흐름과 사뭇 다르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4155억원, 3346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올해 상반기도 1683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다.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11조1700억원, 신규수주 12조2000억원(해외 6조원 포함)을 실적 목표로 잡은 상태다. 이에 박 사장은 회사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각종 개혁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으로서는 지난해보다 많은 수주를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셈"이라며 "현대산업개발 시절 보여준 리더십이 대우건설 내에 얼마나 빨리 스며드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