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폭염과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강세였던 집값이 한풀 수그러들었다. 부동산시장 역시 비수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공급물량이 늘어난 것도 전국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폭이 축소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감정원이 4일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지난 1일 기준)에 따르면 매매가는 0.01% 상승, 전세가는 0.02% 상승했다. 매매가의 경우 지난주 대비 0.02%에서 0.01%로, 전세가는 0.04%에서 0.02%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전국 매매가 상승폭(0.02%→0.01%) 축소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0.03%)은 공급된 물량이 소화되지 못한데다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26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특히 신규공급물량이 많은 대구, 충북과 지역기반산업인 조선, 철강 등의 침체로 거제, 울산, 포항 등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며 전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0.01%p)됐다.
반면 수도권(0.06%) 매매가의 경우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0.01%p)됐다. 서울(0.1%)과 경기(0.04%)는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고, 인천(0.04%)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이는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감소로 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실수요가 이어지고,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상승폭이 확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0.1%)은 강북권(0.08%)과 강남권(0.12%)에서 모두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권(0.08%)은 노원구가 2~3년 내 재건축연한이 다가오는 아파트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권(0.12%)에서는 강동구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둔촌주공이 무상지분율에 합의한 후 문의가 증가하며 상승폭 확대를 이끌었다. 또 강남구와 서초구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0.02%p)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송파구의 경우 인접 신도시로 수요가 이탈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시도별로는 부산(0.01%), 서울(0.1%), 강원(0.05%), 인천(0.04%), 경기(0.04%) 등은 올랐다. 세종(0.0%)과 제주(0.0%)는 보합, 경북(-0.18%), 충북(-0.11%), 대구(-0.09%) 등은 내렸다.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전주 대비 하락(46→51개) 지역은 늘었고, 상승(99→95개) 지역과 보합(31→30개) 지역은 줄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계절적 비수기로 거래문의가 줄어든 데다 서울 동남권과 충남, 대구 등 일부지역은 인근 신규입주 아파트의 전세 공급물량 확대로 하락폭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수도권(0.05%) 중 경기(0.06%)는 높은 전세가격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으로 서울 인구가 유입되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0.01%p)됐고, 지방은 주택가격 하락 우려로 인한 전세유지 수요로 전주 상승에서 보합(0.0%) 전환 됐다.
서울(0.03%)은 전주 대비 전세가 상승폭이 축소되며 2014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북권(0.05%)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랑구와 도봉구는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마포구와 용산구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남권(0.01%)은 강동구와 송파구는 인접한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강변도시의 신규 아파트 전세공급 영향으로 전세가 하락폭이 확대됐다. 또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양천구, 동작구 등을 중심으로 전주 대비 전세가 상승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세종(0.17%), 부산(0.1%), 인천(0.07%), 경기(0.06%), 서울(0.03%) 등은 올랐다. 제주(0.0%)는 보합, 대구(-0.1%), 경북(-0.07%), 광주(-0.04%) 등은 내렸다.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전주 대비 보합(30→42개) 지역은 늘었고, 상승(105→97개)지역과 하락(41→37개)지역은 줄었다.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대한 세부자료는 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알원(www.r-one.co.kr) 또는 감정원 부동산정보 애플리케이션(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