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뉴욕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북미 주식형 펀드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주식형 펀드는 최근 선진국 펀드 중 가장 잘 나가는 펀드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주식형 펀드 38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99%를 나타내고 있다. 6개월 평균 수익률은 9.88%이며 두 달여 전만해도 -5%에 달했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60%로 손실 폭을 줄였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의 수익률은 -4.38%. 유럽(-5.61%), 일본(-12.52%) 등 주요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비교해 훨씬 좋은 성과다.
개별펀드로는 'ARIRANG미국고배당주(합성H)',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합성H)'등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연초 이후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S&P500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는 KB운용의 '미국S&P500인덱스펀드'도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인 덕에 연초 이후 6%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돈을 빼고 있다. 전체 북미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1주일간 83억원, 1개월 동안 301억원, 6개월 동안은 665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오를만큼 올랐으니 차익실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달랐다. 미국 증시에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이 우세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만을 보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밸류에이션과 이익 모멘텀,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지수는 고점이 아니다"라며 "물론 상승폭이 높았기 때문에 향후 상승여력에 대한 기대치는 낮추는 것이 맞지만 미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이익추정치의 상향조정, 작년보다 낮은 미국 10년 국고채 금리 상황에서 미국 증시는 적어도 올해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도 "현재 미국 증시는 수급적으로 우호적인데다 금리 인상을 고려할 정도로 펀더멘털이 개선됐기 때문에 선진국 펀드 중 가장 유망하며 지금 투자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오 연구원은 "투자 시기는 통상적으로 대선 전에는 증시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측면이 있어 대선 이후 투자에 나서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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