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일반구 폐지, 행정복지센터 10곳 출범… 2단계 체계로 업무 효율, 구청 폐지에 따른 혼란도 있어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경기도 부천시가 일반구(區)를 폐지하고 행정복지센터로 전환하면서 민원처리가 빨라지고 보건소를 가지 않고도 금연클리닉 등 보건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지난 4일자로 원미·소사·오정구 등 3개 일반구를 없애고 행정복지센터(책임동) 10곳을 권역별로 출범시켰다. 일반구 폐지와 행정복지센터 설치는 전국에선 처음 시도되는 행정혁신 사례로 꼽혔다.
행정복지센터는 부천시 36개 동 주민자치센터 가운데 지역별로 10개 동 주민센터의 기능을 확대, 전환한 것이다. 나머지 26개 동 주민자치센터는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시-구-동으로 이어지는 기존 3단계 행정체계가 시-동의 2단계로 줄어들면서 그만큼 민원 해결 시간이 줄어들었다. 행정복지센터 운영과 동시에 남양주시 등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과 문의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행정복지센터에선 복지돌봄, 건강관리, 일자리, 생활체육, 청소, 공원관리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이들 업무의 상당수가 구청이나 시청까지 가야 처리가 가능했던 업무다.
센터에는 '맞춤형복지팀'이 신설돼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지를 못하는 지역사회의 위기가정을 적극 발굴, 다양한 복지자원과 연계하는 등 맞춤형 복지가 이뤄지고 있다. 환경기동반의 인력도 7명에서 21명으로 늘려 무단투기 처리, 불법 현수막 제거 등 생활민원을 즉시 처리하고 있다.
김태산 중4동장은 "쓰레기 처리 등 각종 생활민원을 즉시 처리하면서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행정복지센터 운영으로 복지, 청소, 건강관리 분야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특히 건강 원스톱 서비스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100세 건강실'이 가장 반응이 좋다. 보건소를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100세 건강실에서 금연관리를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어서다.
중4동 행정복지센터 100세 건강실 강효정 실장은 "운영 첫 주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셔서 뼈 고밀도를 체크하고 치매검진을 받는 상담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엔 젊은 분들도 많이 찾는다"며 "체지방 검사, 금연상담, 원격화상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행정복지센터를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심곡2동 행정복지센터 등 5곳에는 '만화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아직은 시행 초기단계인 만큼 구청 폐지에 따른 혼란도 있다.
행정복지센터는 민원편의·복지·안전과 생활민원 기능을 담당할 3개 과를 두고 주민등록·인감·출생과 사망신고·각종 증명서 발급 등 동 주민센터 업무는 물론 건축허가·환경 인허가·음식점 개설 신고 등 기존 구의 업무를 함께 맡는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업무를 행정복지센터에서 처리하는 줄 모르고 폐지된 구청이나 일반동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시는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한 달 정도 차량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100세 건강실 공간과 대기 장소가 협소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7월 한달 간 100세 건강실 운영결과를 꼼꼼히 분석해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안정민 시 행정국장은 "동별 업무분석 데이터를 한 달, 100일 단위로 분석해 행정복지센터와 시의 업무를 다시 조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행정복지센터가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운영 안정화 및 밀착형 현장 행정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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