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장중 1465.50원까지 올라
원·달러 환율, 내년 상반기까지 오를 듯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5원을 돌파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10분 기준 1462.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환율은 전 거래일(오후 3시30분 종가) 대비 1.2원 내린 1455.2원에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우며 10시21분쯤 장중 1465.5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환율이 1460원대까지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6일(1488.5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부터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아 상승해 왔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주 초만 해도 106~107선에 머물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기준 108선 초반까지 올랐다.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도 압력을 가했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을 추진하겠다면서 26일 오전까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는지에 따라 최종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28일 한 대행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원화 고유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국 불안 자체뿐만 아니라 트럼프 집권 초기 우리 정부의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협상력 약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눈높이 하향 조정과 더딘 한미 금리차 역전폭 축소 등이 원화의 약세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함에 따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화지수는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 강세와 맞물린 원화 약세 압력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책 리스크가 고조화된 점, 최근 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보면 내년 1월부터 상반기 동안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내년 초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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