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껴않은 메이, 만만찮은 역풍 우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다. 유럽연합(EU) 탈퇴파와 잔류파를 고루 기용해 통합을 강조했고 자신과 대척점에 섰던 앤드리아 레드섬 전 에너지차관과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포용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반면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내각의 장관 가운데 8명을 퇴출시키면서 전임 정부와의 분명한 선긋기에 나섰다.
메이는 새 내각에서 7명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성파로 채웠다. 외무장관에 발탁된 보리스 존슨, 환경·식품장관으로 승진한 레드섬, 신설된 브렉시트부 장관으로 선정된 데이비드 데이비스 하원의원 등이다.
반면 잔류파인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을 재무장관으로 이동시켰고 역시 잔류파인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과 제러미 헌트 보건장관 등 주요 보직장관을 유임시켰다.
영국 언론들이 예상했던 대로 메이 장관은 여성을 대거 중용했다. 레드섬 장관을 포함해 엠버 루드 내무장관, 리즈 트루스 법무장관 등 8명의 여성이 메이 내각을 채웠다. 여성 장관의 숫자가 가장 많았던 토니 블레어 내각 당시와 동수이며 캐머런 내각보다는 1명이 많은 것이다. 그만큼 현 정부에서 양성평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메이의 시대가 열렸다"라면서 "메이 총리는 가장 쉽게 총리 자리에 올랐지만 역대 정부에서는 없었던 가장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라고 평가했다. 소프트 브렉시트(느린 이탈)를 천명한 메이가 향후 만족스럽지 못한 협상 결과를 들고 올 경우 브렉시트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맞을 것이며 이것이 메이의 정치적 생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의 외무장관 기용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독설가이자 막말의 달인인 존슨이 외무장관으로 발탁되면서 유럽이 발칵 뒤집혔다고 보도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존슨이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면서 "존슨의 외무장관 임명은 영국 정치의 위기"라고 꼬집었다.
한편 메이 장관은 15일 취임후 첫 일정으로 스코틀랜드를 찾아 니콜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브렉시트 사태 해결을 위한 통합을 강조할 예정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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