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정부는 최근 공직자들의 잇딴 사회적 물의와 관련해 공직 기강 강화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황교안 국무총리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행정기관 감사관 회의에 예고없이 참석해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공직사회의 기강을 강화해야 한다"며 엄중문책·기관장 책임 추궁의 원칙을 밝혔다.
황 총리는 "최근에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에 이르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자리였다. 황총리는 최근 사태의 심각성과 향후 공직기강 강화에 대해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직접 참석해 고강도의 발언을 쏟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공직기강 해이 사례가 또다시 발생할 경우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조사와 문책을 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에는 기관장에 대한 지휘·관리책임도 묻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황 총리는 또 "일부 공직자들이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국민들이 용납하기 어려운 언행을 한 것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하기 어려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묵묵히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대다수 공직자 등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국정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부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처신을 바르게 하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며 "각 부처에서는 기관장 책임하에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감찰활동을 강화하고,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점검도 확실히 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잇따른 공무원들의 사회적 물의는 단순히 개인 일탈의 문제가 아니라 공무원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리더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히딩크가 같은 선수들이지만 실력 우선으로 뽑아서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했듯이 사회적으로 누구나 어떤 말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된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력으로 평가받아 성공할 수 있다는 비전이나 희망을 제시하지 않는 한 공직 사회도 변화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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