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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문 닫는 日 神社…중매쟁이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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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여개 중 40% 공동체와 함께 사라질 위기…부적 판매, 예식장 등 운영

돈 없어 문 닫는 日 神社…중매쟁이로 나섰다 이세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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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8만여개로 추정되는 일본 신사(神社) 가운데 재정난에 허덕이는 곳이 늘고 있다.

25년간의 장기 불황, 신사에 대한 식어가는 일본인들의 애정으로 상당수 유명 신사조차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다 폐업하는 신사까지 속출하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이세(伊勢)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이라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시는 신사다. 도쿄(東京)에서 서남쪽으로 300㎞ 떨어진 미에(三重)현 이세 소재 이세신궁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700만명에 이른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이세신궁이 고용 중인 인력은 600명 정도다. 2013년 이세신궁은 62번째 '시키넨센구(式年遷宮)'를 거행한 바 있다. 시키넨센구란 20년에 한 번 신궁을 새로 짓는 것이다. 여기 들어간 비용은 550억엔(약 6100억원)이다. 이세신궁의 궁사(宮司ㆍ신관)들은 일본 왕실의 친척이다.


이세신궁은 형편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나머지 신사들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일본에는 신관이 2만명 존재한다. 신사가 8만여개이니 신관 한 사람이 신사 한 곳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쿠가쿠인(國學院)대학 신토(神道)문화학부의 이시이 겐지(石井硏士)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 신사 가운데 41%가 신사의 기반인 공동체와 함께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에 많은 신사가 돈 되는 것이라면 뭐든 한다. 부적 팔기는 물론 맞선 이벤트, 재개발에도 나선다.


일본 최대 신사로 메이지(明治) 일왕 부부의 영혼이 봉헌된 도쿄 소재 메이지신궁은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예식장ㆍ구장 임대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인다. 메이지신궁은 하객 60명 기준으로 430만엔이 드는 '메이지기념관' 예식장을 운영 중이다. 비수기인 1월에는 20% 할인해준다. 피로연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 같은 옵션을 추가하면 일반 예식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메이지기념관은 메이지 헌법 초안을 심의한 어전회의장이었다. 여기에 피로연장도 갖춰져 있어 일본 전통 결혼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70만㎡가 넘는 부속 토지에는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홈구장인 신궁 구장, 테니스 클럽, 아이스 링크, 골프 연습장이 들어서 있다. 이런 시설 운영을 통한 사업 수익 등 메이지신궁의 전체 수입은 비공개 대상이다.


다이아몬드는 메이지신궁의 총수익을 연간 140억엔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메이지신궁 측은 넓은 부속 토지 유지ㆍ관리 비용이 막대해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지신궁은 광고업체와 손잡고 넓은 신궁 외원의 구장을 돔구장으로 만들고 주변 부동산도 개발하는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돈 많은 신사로 손꼽히는 메이지신궁이 적자라며 사업에 열 올리는 판이니 나머지 군소 신사들의 사정은 뻔할 듯하다. 군소 신사들은 부적, 부채, 붓, 화살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이벤트도 개최한다.


신사 관련 상품은 주로 영세업체에서 생산한다. 대규모 신사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는 4~5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기서 독립했거나 하청 받는 중소업체가 많다. 따라서 일본 곳곳에서 수백개 업체가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수공업에 매달리고 있다.


돈 없어 문 닫는 日 神社…중매쟁이로 나섰다 마네키네코

최근 신사도 일반 기업처럼 직원 월급이나 각종 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도쿄의 이마도(今戶)신사는 부적이 연간 20개밖에 팔리지 않을 정도로 한적한 곳이었다. 사실 이마도신사는 인연과 복을 부른다는 '마네키네코(고양이 모양의 장식품)'의 발상지다.


이에 이마도신사는 '인연 맺기' 이벤트를 개발했다. 이마도신사가 2013년 11월부터 주선한 단체 맞선으로 지금까지 60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인연 맺기 이벤트가 인기를 끌면서 이마도신사는 부적 등 관련 상품 납품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신사로 탈바꿈했다.


사정은 일본의 불교 사찰도 마찬가지다. 7만7000개에 이르는 일본의 절 가운데 일부는 카페를 운영하거나 패션쇼를 열고 애완동물 장례식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일본에서는 해마다 수백개 절이 사라진다. '사원소멸'의 저자인 우카이 히데노리 스님은 오는 2040년 현존 사찰 가운데 40%가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늘날 일본의 절들이 사라지는 것은 종교에 대한 무관심 탓이다. 일본인들 가운데 종교를 믿는 이는 해마다 줄고 있다. 우카이 스님은 "인구 고령화와 감소가 진행 중인 지역에 자리잡은 절들의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더 힘든 쪽은 장례업, 납골당ㆍ가족묘 관리업을 하지 않는 신사"라고 말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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