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브렉시트(Brexit)가 현실이 되면서 한국 경제는 하반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동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에도 불구 '기우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영국은 결국 EU 탈퇴를 선택했다. 당장, 외환·금융시장은 쇼크상태에 들어갔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어 오는 28일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한국 경제 영향은=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유럽,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피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24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유럽 이외 지역의 경우 브렉시트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연구기관의 견해"라고 "우리나라와 같이 영국에 대한 무역·금융 익스포져가 크지 않은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고 직접적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브렉시트 발생시 2018년 EU 이외 지역의 GDP가 0∼0.2%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 등에 따른 간접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또 영국은 물론 유럽 경제도 당분간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영국은 금융·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고, 유럽도 영국과의 무역·금융 연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재무부는 투표가 가결될 경우 2년간 국내총생산(GDP)이 3.6∼6.0% 하락하고, 실업률은 1.6~2.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브렉시트 발생시 2018년 EU의 GDP는 0.2∼0.5% 하락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현재의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보강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가동하고, 시장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국내외 금융·실물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28일 하반기경제정책방향 발표에 주목=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수출과 내수 부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브렉시트 현실화 등을 하반기 경제의 위험 요소로 거론하면서 "적극적 재정보강과 함께 구조 조정이 본격화하면 불가피하게 고용 쪽에서 실업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가 추경을 포함한 적극적 재정보강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온 상태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서 추경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유 부총리는 "오는 28일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며 "추경의 내용은 결국 구조조정을 어떻게 신속히 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될 텐데, 그 수단을 국회 내에서 (어떻게) 소화할 지가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추경 시기, 즉 국회의 조기비준과 추경 예산을 어디에 쓰느냐가 추경 편성을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당초 재정당국이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라는 새로운 변수가 발생해 하반기 경제정책 전반을 손질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당정은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그대로 집행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8%가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하향 조정하거나 재정투입을 더욱 늘리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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