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이 박용진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업무설명 자료를 보면, 현재 56개 주채무계열 소속 기업체를 평가 대상으로 한 채권은행의 재무 및 비재무평가가 마무리 단계다. 취약 요인이 나타난 기업체에 대해서 금융당국은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주채무계열은 계열사 신용공여액(대출, 보증 등)이 1조3581억원(금융기관 총 신용공여액의 0.075%) 이상인 그룹으로 올해는 지난 4월 39개가 선정됐다. 이들 계열의 소속 기업체 수는 4443개인데 이 중에서 해외 법인이거나 자산 규모가 작은 곳들을 제외하고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나 수익 등이 기준을 넘지 못한 곳들을 1차적으로 추려낸 것이다.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부실 징후가 있는 업체들을 선정해 채권단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인다.
지난해 11~12월에 처음으로 주채무계열 소속 기업체 평가를 실시해 취약기업 11개사를 선정한 바 있다. 6개월만에 다시 취약 기업들을 뽑아내는데 그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예를 들어 삼성 같은 우량 그룹이면 계열사들을 아예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올해는 조선ㆍ해운ㆍ건설ㆍ철강ㆍ화학 등 5대 취약 업종 계열사들은 모두 포함해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는 평가 대상을 더 넓혔고 조선과 해운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어서 채권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아무래도 선정되는 업체 수가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소속 기업체 단위가 아닌 주채무계열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재무구조 평가는 이미 마무리 돼 기준점수 미만 계열의 경우 차입금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준점수를 넘겼어도 110% 미만인 계열은 신규 사업 진출 등 중요 사항에 대한 정보제공 약정을 체결한다.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개별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기 신용위험 평가 역시 기본평가를 완료하고 세부평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는 완전자본잠식기업 등으로 평가대상을 추가하고 취약 업종 기업들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기준보다 보수적 기준을 적용한다. 또 재무위험과 현금흐름 등 지표 외에도 산업ㆍ영업ㆍ경영 위험 등을 고려해 세부평가를 실시한다. 그만큼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의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다음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AㆍBㆍCㆍD 4단계로 구분되며 일반적으로 C등급은 워크아웃, D등급은 법정관리를 받게 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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