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지수 9%대 폭등세 꺾여 3.5% ↑
농산물 수급 안정, 올해산 물량 출하 영향
정부 "국제유가 완만한 상승에 물가 하방압력 완화 예상"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만에 0%대로 내려갔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올해 1월 들어 0%대로 내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1.3%)부터 1%대를 회복, 3월(1.0%)과 4월(1.0%)까지 같은 수준의 흐름을 지속하다가 5월에 다시 0%대로 전환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3% 뛰었다. 전달(5.5%)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작년 4월(-0.5%)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이에 대해 유수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정부에서 농축수산물 수급안정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올해산 물량이 출하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은 통상적으로 5월 들어 가격이 내려가는데 작년 5월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배추가 재배면적 감소로 대폭 올랐다"며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지난달 나타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배추가 43.4% 올랐지만 전달(118.3%)보다는 상승폭이 줄었다. 무(59.3%), 마늘(57.2%), 양배추(44.2%), 게(36.9%), 국산 쇠고기(19.0%)도 올랐다. 반면 참외(-17.7%), 딸기(-17.0%), 달걀(-14.1%), 닭고기(-10.4) 등은 내렸다.
5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올랐다. 지난 2월(9.7%)과 3월(9.7%), 4월(9.6%)의 폭등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석유류 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11.6% 하락했다. 이는 전체 물가상승률을 0.49%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저유가를 반영해 도시가스 가격이 15.7% 내려간 효과도 컸다.
서비스물가는 전달에 이어 2.2% 상승률을 유지하며 전체 물가를 1.24%포인트 끌어올렸다. 전셋값은 3.7% 올랐다. 전철요금(15.2%), 시내버스요금(9.6%)의 상승폭도 컸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작년보다 1.6%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1.9%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 가격을 살펴봐야겠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서 왔다갔다할 듯하다"고 예상했다. 유수영 과장은 "국제유가가 완만히 상승하면서 물가 하방(떨어뜨리는) 압력이 점차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와 기상 여건 등 물가 변동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물가를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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