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국가정보원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밝혀낸 장경욱 변호사가 국정원의 이중 보안검색은 위법이라며 이를 못 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정재우 판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인 장 변호사의 '피의자 신문 참여 거부 처분에 대한 준항고' 등 5건의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장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문에 변호인 자격으로 참여하기 위해 국정원을 방문했다가 입구 면회실에 이어 조사동에서 재차 보안검색대 통과 요구를 받자 신문을 거부하고 피의자와 함께 되돌아왔다.
장 변호사는 같은 해 12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같은 일을 겪었다. 장 변호사가 국정원 조사동 방문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겪은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장 변호사는 국정원의 이중검색 조치가 피의자와 변호인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이고 변호인의 신문참여권을 제한하는 것이라 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준항고를 했다.
준항고는 국정원 등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절차다.
정 판사는 "문제가 된 검색 절차는 해당 건물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중립적ㆍ일률적으로 이뤄진다"면서 "특별히 변호인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변호인에게만 가중적인 검색절차를 요구해 피의자 조력에 필요한 물품의 소지까지 제한하기 위해 설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판사는 이어 "면회실과 조사동은 차량으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어 그 거리에 비춰 검색을 다시 할 필요성도 인정된다"면서 "국정원이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