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세종시와 지역사람들의 이야기를 식물을 통해 엮어낸 조사보고서가 발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올해 '세종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조사보고서 '세종시·식물·사람'을 출간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식물을 통해 세종시라는 지역사회 내에서 개인, 마을, 지역의 이야기를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로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박물관은 작년 2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세종특별자치시의 반곡리 이주민의 변화와 미곡리의 마을민속을, 세종시 전역에 걸쳐서 ‘식물민속’을 주제로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세종시는 과거 대부분 연기군에 포함돼 있었다. 2007년부터 본격적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공사가 진행됐다. 기존에 있던 마을이 사라지고, 주민들도 흩어졌지만 또 새로운 인구 유입이 이뤄졌다. 이 같은 새로운 도시화의 과정이 세종시의 식물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 잘 반영돼 있다.
보고서에는 세종시의 변화상을 풀, 나무, 숲, 사람 등 네 가지로 나눠 살핀 내용이 담겼다. '풀'을 주제로 한 조사 내용 중에는 1980년대 활발했던 전의장이 나온다. 서울에서 내려온 생필품과 전의면에서 재배된 곡식과 나물이 거래되던 5일장이다. 그러나 1990년 초반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차통행이 축소되자 전의장을 비롯하여 전의면 지역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최근 세종시 출범 이후 천안까지 운행하는 수도권 지하철이 연장 개통됨에 따라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무'와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신성시되었던 ‘둥구나무’가 있다.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지만, 나무는 옛 마을을 기억하고, 공동체 의식을 상징하고 있다. 송원리의 둥구나무는 여러사람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 신도시에 있는 ‘첫마을 근린공원’으로 이식됐다. 이 둥구나무는 매년 목신제(木神祭)를 개최하고 동계와 향우회의 중심이 되고 있다.
세종시가 출범하고 주변지역으로부터 이주가 늘면서 주민 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세종시로 이주해 온 프랑스인, 고향에서 지역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는 마을기업가, 조치원읍의 대학생 등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세종시에 거는 기대감, 다른 도시와의 차별성에 대한 요구를 접해볼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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