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선주 22곳 중 1곳 제외 용선료 인하에 합의
외국 선주들 가운데 1곳을 제외한 대부분은 용선료 인하에 기본적인 합의를 한 상태여서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를 향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이날 해외 선주들에게 발송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수년 내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낮추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며 "구체적인 회생 전략이 외국 선주들의 판단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해외 선주 22곳 중 21곳과 용선료 인하에 기본 합의를 마친 상태다. 난항을 겪던 그리스 다나우스가 용선료 인하에 긍정적으로 최근 입장을 바꾸면서 영국 조디악 1곳을 설득해야 한다. 현대상선과 거래하는 선사는 그리스 다나오스(13척)와 영국 조디악(6척), 그리스 나비오스ㆍ 캐피털십매니지먼트ㆍ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각각 5척) 등이다. 현대상선은 조디악과 막바지 세부 조율을 거쳐 20일 전까지 협상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
이번 협상은 용선료 인하에 대한 기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인하할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현대상선은 현 시세의 2~3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배를 빌린 상태로, 연간 2조원 안팎의 용선료를 부담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를 3개월 안에 20~30% 가량 깎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용선료 협상에 최종 성공하면 현대상선은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바닥을 기던 컨테이너 운임료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운임 인상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된다. 5월 첫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32달러로 전주 대비 무려 170% 급등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해결되면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이날 자율협약에 돌입한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현대상선도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생존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늦어도 오는 6월 말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이끌어내도록 요청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에 성공하면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통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끌어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계부처와 국책은행 등이 참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는 이날 오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첫 회의를 열어 기업 구조조정의 재원 마련을 위한 원칙과 방향 등을 논의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