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원거리 낚시어선 중심 불법행위 특별 단속...4월25일부터 2주간 계도 후 5월9일부터 육해공 입체 단속 나선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레저 낚시 인구가 증가와 함께 낚시 어선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속으로 먼 바다를 오가는 '원거리 낚시 어선'들이 선상 음주, 구명조끼 미착용, 신분 미확인 등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골치덩어리로 등장해 안전 당국이 적극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21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낚시 어선 이용객과 이에 따른 사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낚시 어선 이용객은 2011녀 19만1000명에서 2013년 20만5000명, 2014년 24만6000명, 2015년 28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사고도 2013년 77건에서 2014년 86건, 2015년에는 206건으로 3년새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인명피해도 2013년 사망 1명 부상 25명 등 26건에서 2014년 실종 2명 부상 41명 등 43건, 2015년에는 사망 17명, 실종 3명, 부상 42명 등 62건으로 폭증했다.
특히 20명 안팎의 승객을 싣고 고속으로 70마일 안팎의 먼 거리를 오가는 '원거리 낚시어선'에서 각종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원거리 낚시어선은 현재 정부에 등록된 낚시어선 4319척중 120척에 달하는 데, 시ㆍ도 관할을 넘어 서해 특정 해역ㆍ배타적경제수역(EEZ) 라인 인근 해역 또는 위치발생장치 통달 거리(30해리)를 초과한 해역까지 출조해 영업을 하면서 인기를 끌어 갈수록 대형화ㆍ고속화 되고 있다. 이들은 9.77t 급 어선이 102척(85%)로 대부분인데, 2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그러나 위험천만하다. 어창을 개조해 만든 방에서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 승객들이 전원 빈 공간없이 누워서 이동하므로 고속 운항시 전복될 경우 대형 인명사고가 우려된다. 또 구명조끼 미착용, 선내 음주 행위 등이 빈발하고 워낙 멀리 이동하기 때문에 통신 수단의 단절로 선박ㆍ승객의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 2월21일 새벽 경남 통영 욕지도 남방 23해리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낚시어선 두척이 승객 40명을 태운 채 위치발생장치를 끈 채 조업을 하다가 통신이 두절돼 해경 안전 당국이 초비상에 걸린 게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9월5일 제주도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돼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돌고래호 사고도 원거리 낚시어선의 안전관리 부실로 인한 대표적 참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안전처는 오는 25일부터 2주간 계도 기간을 거쳐 5월9일 이후 원거리 낚시 어선에 대한 안전 위반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집중 점검 대상은 ▲승객의 신분증 확인 여부, ▲영업구역 위반 및 낚시금지구역 조업 여부, ▲출입항 미신고 여부, ▲승객에 구명조끼를 착용시켰는지 여부, ▲음주 운항 등이다.
또 승객들을 대상으로도 ▲승선 시 선장의 신분증 제시 요구에 대한 불응 여부, ▲선내 음주 행위, ▲구명조끼 미착용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ㆍ단속한다. 낚시어선 불법 증ㆍ개축 행위, 면세유 불법사용 및 토착형 유착비리 등에 대해서도 기획 수사를 할 예정이다.
해경은 이를 위해 모든 가용 인력과 경비 함정을 총 동원해 항구, 포구 및 낚싯배 영업 장소에서 단속 및 점검을 벌인다. 특히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헬기 등 항공기를 동원해 음주 등 불법 행위를 포착한 후 해경 경비 함정 및 부두 인근 안전센터에 연락해 검문ㆍ검색을 하도록 하는 육해공 입체적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선장의 경우 영업 구역 위반은 1~3개월간 영업정지, 신분증 미소지자 승선 및 명단 불일치 300만원 이하 과태료, 주취 운항 3년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의 처벌을 받는다. 승객들도 신분증 제시 요구에 불응하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 선내 음주 100만원 이하 과태료, 구명조끼 미착용 300만원 이하 과태료 등을 각각 부과받는다.
이춘재 안전처 해양경비안전조정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낚시관리및육성법을 개정, 원거리낚시어선들도 연안어업법 상 어선들처럼 12마일 영해 내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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