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30 여성 '오찬시술 붐'…결과 바로 확인돼 만족도 높아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의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좀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주름 개선 시술이 인기다.
주름 개선제 보톡스의 홍콩 최대 공급업체인 유니언 메디컬 헬스케어(醫思醫療集團ㆍUMH)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UMH는 지난달 초순 기업공개(IPO)로 7억4240만홍콩달러(약 1110억원)를 끌어모았다. UMH는 이를 홍콩과 본토에서 자사 산하 '닥터 리본' 클리닉 확대에 쓸 계획이다.
UMH는 본토의 성형의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본토의 성형의료 시장은 오는 2020년 현재의 배인 113억달러(약 13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듯하다.
UMH의 리자하오(李嘉豪)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성형의료 시장의 경우 고객 나이가 어릴수록 더 오래 단골로 남는데다 이들이 입소문까지 내준다"고 말했다.
홍콩에 성형시술이 선보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 홍콩의 신세대 여성들은 즉각적인 결과를 원한다. 자기가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감추려 들지 않는다.
UMH의 매출에서 30%를 차지하는 것이 앨러간사(社)의 보톡스와 생체 합성 천연물질인 '히알루론산' 주입제다. 이는 주름을 개선하고 얼굴을 좀더 갸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MH는 5년 뒤 이 부문 매출이 40%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시장 평균 성장 속도의 배에 이르는 셈이다.
영국 금융그룹 HSBC 홀딩스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비외과적 성형시술을 받는 고객 중 80%는 35세 이상이다. 반면 중국인의 경우 대다수가 35세 미만이다.
주입제 시술이 특히 인기 있는 것은 회복 속도가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주입제 시술을 '오찬 성형'이라고 부른다. 시술이 한 시간 정도면 끝난다는 의미에서다. 주입제 시술도 옷과 화장품을 살 때처럼 거울로 금방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UMH의 고객 가운데 90%가 여성, 그것도 18~45세 여성이다. 외과 조치를 최소화한 시술 비용이 최소 1000홍콩달러다. 여러 시술이 함께 이뤄지는 패키지는 1만~10만홍콩달러에 이른다.
HSBC의 보고서에 따르면 순이익율이 가장 높은 시술은 히알루론산과 피부 필러를 이용한 것이다. 해마다 시술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마케팅과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향후 3년 동안 주입제 시술 건수가 연간 평균 20% 이상 늘 듯하다.
HSBC가 중국 내 50개 병원을 조사해본 결과 히알루론산 양대 제조업체는 산둥(山東)성 지난(濟南) 소재 블룸에이지 바이오테크놀로지(華熙生物科技)와 상하이(上海) 소재 하오하이 바이올로지컬 테크놀로지(昊海生物科技)다.
제약업체 화이자로 넘어간 앨러간은 중국 내 세일즈팀을 계속 보강해왔다. 브렌튼 손더스 앨러간 사장의 말마따나 "중국 시장에 엄청난 기회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UMH는 건강검진, 부인과 전문 클리닉 같은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토에서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다.
UMH의 핵심 고객 8400명은 연간 4회 이상 산하 클리닉을 방문해 5000홍콩달러 이상 쓴다. 이들이 UMH 성형의료 사업 매출의 70%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중 10%가 본토에서 비롯된다. UMH의 목표는 이를 향후 18개월 안에 15~2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중국에서 클리닉에 투자하고 홍콩에서 광고에 열 올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홍콩 대학 의과대학 외과학 교실의 황더성(陳德勝) 부교수는 "고객이 믿을만한 전문의를 쉽게 접할 수 있는가, 당국이 전문의를 잘 훈련시키고 시술 과정을 잘 감독할 수 있는가 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콩중문(香港中文) 대학 성형재건외과학 교실의 황서우런(黃守仁) 교수는 "의료업계의 잘못된 마케팅 전략과 고객의 비현실적인 기대감이 맞물릴 경우 공공안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대학에서 문화사를 강의하는 스테이시 포드 박사는 "지나친 성형의료가 염려스러울 정도"라며 "미디어와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너나할것없이 얼토당토않게 비현실적인 미(美)의 기준을 강요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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